​“금리 상승기, 보험사 건전성 악화될 가능성 커”

2021-06-06 14:45

[사진=보험연구원]

최근 장기채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금리 상승이 보험사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6일 보험연구원 간행물 ‘KIRI 리포트’에 실린 ‘금리 상승이 보험회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미국채 금리 상승에 따라 지난해 7월 1.296%에서 지난 4월 2.123%로 10개월간 83.2bp(1bp=0.01%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7월 대비 지난 4월의 국고채 금리는 3년물 기준 34.5bp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10년물과 20년물은 각각 83.2bp, 75.8bp 올라 장기물 금리가 더 크게 상승했다.

보험연구원은 금리 상승은 보험회사의 수익성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건전성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수익성을 보면 금리 상승에 따른 신규 채권의 이자수익 증가로 인해 투자손익이 개선되고 이자 역마진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의 운용자산 중 채권은 생보사 47.9%, 손보사 36.1%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라 신규 채권 투자는 좀 더 높은 이율이 기대돼 투자 손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또한, 생보사 보험료 적립금의 평균 부담 이율은 운용자산이익률보다 높지만, 금리 상승에 따라 운용자산이익률이 상승한다면 이자 역마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의 주요 원인인 물가 상승이 정비공임, 의료비 등에 반영된다면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보험금 지급액이 증가해 보험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기에는 공시이율과 정기예금이율의 금리차가 확대돼 신계약의 저축성보험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생명보험의 신계약에서 저축성보험 비중은 지난해 1월 8.2%였으나 지난 3월 13.6%로 증가했다. 이는 공시기준이율과 정기예금이율의 차이가 1%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다만 보험연구원은 금리 상승은 보험회사의 건전성에는 악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현행 보험부채 평가는 원가방식이므로 금리가 상승하면 부채 감소 없이 자본만 감소해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 발행을 확대하면 금리 상승에 따라 높은 이자비용을 부담하게 돼 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노건엽 연구위원은 “2017년 이후 금리 하락이 지속하면서 운용자산 내 매도가능채권 비중이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매도가능채권 평가손익이 반영되는 자본의 기타포괄손익누계익이 증가했다”며 “RBC 비율은 ‘가용자본/요구자본’으로 산출하며, 금리 상승으로 매도가능채권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하면 가용자본 항목인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감소해 RBC 비율이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