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에 빠진 증권사..."관련 핀테크 찾아요"

2021-05-25 15:08
예금·주식·가상자산 등 통합자산관리 플랫폼 관심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1.05.24[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증권업계가 가상자산 고객들로까지 이용자풀(Pool)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가상자산 관리 등을 서비스할 수 있는 핀테크 업체와 협력을 타진하는 곳들이 적지 않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수 증권사들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핀테크사와 협력을 눈여겨보고 있다. 최근 코인시장이 커지고 제도권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고객풀을 넓히기 위해선 가상자산 이용자까지 흡수해야 한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핀테크 업체 가운데 오픈뱅킹으로 예금 등 금융상품 잔고를 보여주는 곳은 많지만, 가상자산 잔고까지 함께 보여주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만한 업체를 찾고 있다. 전형적인 코인 거래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업비트, 빗썸 등 전통적인 가상자산 거래소 외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업체는 증가일로다. 대표적인 업체는 가상자산 정보 공시 포털 '쟁글(Xangle)'이다. 쟁글은 정보 공시 외에도 가상자산의 시세 흐름을 측정하는 인덱스를 제공하는데, 거래소별로 코인값이 달라 시세파악이 어렵다는 점에 착안했다. 

증권업계가 가상자산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최근 관련 시장 규모가 커진 반면 증시는 다소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계 대장코인인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이날 현재 800조원을 훌쩍 넘는다. 지난해 5월 25일에는 200조여원에 불과했던 시총이 1년 만에 4배가 됐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입장 선회, 중국의 규제 강화 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개당 가격이 크게 빠졌지만, 이날 머스크가 '북미 채굴협회'를 만들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반등했다. 현재 개당 가격은 4700만원대를 횡보 중이다. 

증시는 박스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기색이다. 중장기적 우상향을 예측하는 시각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흥미를 잃은 투자자들은 서서히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 예탁금은 24일 기준 63조원대까지 내려왔다. 지난 12일에는 71조여원에 달했다. 

증권업계가 가상자산 시장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핀테크 기업들도 발빠르게 호응하는 모양새다. 기존 증권업계와 협력하면서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계산이다. 

한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주식, 가상자산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자산관리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자산별 수익률 관리를 한 공간에서 하고 싶다는 니즈는 있지만, 서비스하는 곳은 아직까지 없다는 데 착안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