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냐, 롯데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승자는?…내달 7일 매각 본입찰

2021-05-24 17:03
신세계×네이버·롯데×카카오…이베이 인수전 짝짓기 이뤄질까

유통 맞수'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사 제공]


[데일리동방] 국내 3위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본입찰이 다음달 초로 임박한 가운데 네이버‧카카오에 구애 작전을 펼치고 있는 ‘유통공룡’ 신세계와 롯데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간사는 최근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에 본입찰 일정을 6월 7일로 통보했다. 지난 3월 말 진행된 예비입찰에서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이마트, SK텔레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적격후보자명단(숏리스트)에 포함됐다.

이 중 신세계그룹은 예비입찰 당시 네이버와 손을 잡고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월 신세계그룹은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며 전방위적인 협력을 공식 선언했다.

신세계는 네이버와 함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쿠팡에 맞서 이커머스 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5조 이상으로 추정되는 인수 자금 부담도 덜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 내부에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두 업체 간 논의 결과는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이를 의식해 본입찰 전략을 짜는 데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카카오에 컨소시엄을 꾸려 본입찰에 참여하자며 이베이코리아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카카오페이로 전환하는 등의 시너지 방안을 전달했는데, 카카오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그룹은 최근 계열사 통합 쇼핑몰인 롯데온 재정비를 마치고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지만 아직은 열세인 만큼 이베이코리아를 쉽사리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쟁사인 신세계에 빼앗기게 되면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

반면 IT 강자인 네이버와 카카오 입장에서는 플랫폼 위주의 이커머스 사업에 어떤 실리가 있는지, 더구나 오픈마켓이자 PC유입률이 높은 이베이코리아가 주는 시너지가 과연 있을지 의문 부호를 내놓고 있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네이버가 17%로 1위다. 2위가 쿠팡(13%), 3위는 이베이코리아로 12%의 점유율을 기록중이다. 11번가는 6%, 롯데온과 SSG닷컴이 각각 5%, 3%로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일단 롯데가 신세계에 비해 자금력에서는 우위에 있다. 롯데가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4조2000억원이다. ​이마트의 현금성 자산은 1조5000억원에 그친다. 신세계까지 더하면 2조4000억원이다. 이베이코리아 몸값은 최대 5조원 선이 거론되지만, 업계에서는 이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어 롯데가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만약 신세계가 네이버와 손을 잡는 데 성공한다면 넉넉한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네이버의 현금성 자산은 1분기 연결기준 2조6692억원으로 양 사의 현금성 자산 총합은 4조원이 넘는다.

문제는 '승자의 저주'다. 업계에서는 무리하게 인수 가격을 써냈다가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설령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 오히려 막대한 인수 자금만 날리는 형국이 된다는 것이다. 본입찰까지 인수후보들 간 '눈치작전'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가격이 맞지 않으면 매각 일정이 더 연기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