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X신세계, 4조원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등판
2021-05-20 10:53
네이버, 신세계그룹과 인수전 참여 검토…인수시 거래액 초대형 유통 연합 탄생
SK텔레콤·MBK파트너스 간 컨소시엄 형성 가능성도…"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 탓"
SK텔레콤·MBK파트너스 간 컨소시엄 형성 가능성도…"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 탓"
20일 유통·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신세계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베이코리아 인수 계획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가 최대 주주가 되고, 네이버가 2대 주주가 되는 방안이다. 일단 두 회사는 모두 "확정된 건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측은 "논의되고 있는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만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 여부를 저울질 하는 것이 결국 실질적으로 쿠팡을 봉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라고 풀이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아직까지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기반으로 덩치를 키워가는 쿠팡에 대해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쿠팡의 강점이 물류·배송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베이코리아라는 오픈마켓 확보로 유의미한 쿠팡 견제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말 기준 거래액 28조원으로 이커머스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쿠팡이 24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데다가, 올해에는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소 상장을 통해 수 조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전국 물류센터 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네이버는 CJ그룹·신세계그룹과 연이어 손을 잡고 쿠팡 견제에 속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CJ대한통운과의 협력으로 배송 경쟁력을 강화를, 이마트와의 협력을 통해 신선식품 경쟁력 제고를 모색하고 있다.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가 컨소시엄을 꾸릴 수 있다는 관측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SK텔레콤 측은 "딜과 관련한 구체적인 개별사항들은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도 "종합적으로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11번가(지난해 거래액 10조원)와 이베이코리아가 결합해 초대형 오픈마켓을 만들고, MBK파트너스가 최대 주주로 있는 홈플러스가 가세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이 네이버와 신세계,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 동맹에 맞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주목된다. 롯데 e커머스 부문은 지난달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나영호 신임 대표 체제로 새출발했다. 이를 두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숏리스트에 포함된 후보들이 예비입찰에서 모두 4조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인수를 추진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보니 컨소시엄 형태가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각 원매자들 간의 입장 차이도 있다보니 실제 컨소시엄 형성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은 내달 초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