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인터뷰] 박용진 "與 빅3 본선 필패...국민자산 5억 시대로 먹고사니즘 실현“

2021-05-25 03:00
뻔한 인물, 뻔한 구도는 뻔한 패배로 이어져
국부펀드+수익률7%+적립식 연동계좌=국민자산 5억원 성공시대 구축
‘부자감세’ 할거면 ‘서민감세’도…가상자산은 제도권 내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담=최신형 정치사회부장, 정리=황재희·조아라 기자] “세계여행비 1000만원, 군 제대 시 3000만원이요? 논쟁 자체가 구려요. 구린 논쟁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내 가장 먼저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97세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존 정치는 ‘뒤처져있다’고 평가하며, 자신이 ‘대파란’을 일으키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박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아직도 대한민국 정치만 낡고 지쳐있고 생기가 하나도 없다”며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이미 지난번 대선 주자였거나 당 대표, 총리 등을 한 주류 정치인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정치가 잘못됐다고 얘기하면 국민들에게 책임이 있는 분들인데, 이런 분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별로”라며 “시대가 달라지고 있고 세대가 완전히 달라지면서 답은 나왔는데 ‘내가 이기겠다’고 나오는 엉뚱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뻔한 인물, 뻔한 구도는 뻔한 패배

-차기 대선이 갖는 의미와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지금은 한국이 이미 선진국에 진입해서 태어난 사람들이 소비를 시작하고 사회 곳곳을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 대한민국 정치만 낡고 뒤처져있다. 최근 아주 단적인 논쟁이 그거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학을 가지 않는 청년들에게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더니,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군대 제대 시 3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억원 자산을 이야기했다. 이 논쟁 자체가 청년들이 볼 땐 구린 논쟁이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각 후보들이 잠재성장률 수치를 놓고 1%포인트 올리기 경쟁을 한 것과 비슷하다. 

“그렇다. 민주당 이른바 '빅3'라고 하는 사람들의 정치를 보면 ‘국회의원 몇 명의 매머드급 캠프 내 조직세가 이만큼이고 내 백그라운드(Background)가 이렇게 된다’고만 하고 미래 얘기가 없다. 머리 숫자와 조직·계파 동원만 있다. 2002년 국민들이 아웃시킨 ‘이인제식 정치’를 다시 복구하는 중이다. 이렇게 뻔한 인물, 뻔한 구도, 낡은 주장은 뻔한 패배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도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 1위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아닌가.

“이 지사는 세 가지 측면에서 분명한 약점을 보이고 있다. 첫째는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양자대결을 하면 계속 진다는 것이다. 셋째는 ‘기본소득’ 만능주의자라는 것인데, 시골장터에 가면 만병통치약이 있다. 만병통치약은 당뇨에도 좋고 무릎에도 좋고 치매도 낫게 해주는데,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것은 미래에 실험해볼 만한 제도이기는 하지만 모든 것을 해소할 수 있는 것처럼 끼워 맞추는 방향으로 가면 안 된다. 이 지사가 이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면 민주당 대선주자는 박용진이 될 것이다.”
 

박용진 의원 [아주경제DB]

◆수익률 7% 국부펀드로 국민자산 5억원 시대 열 것

-다른 후보들에 비해 본인이 어떤 점에서 비교우위에 있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과거 마치 무명가수전에서 스타를 배출한 것과 같았다. 그의 열정과 노력, 실력을 보여주자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우리 국민들은 보는 눈이 정확하다. 민주당 빅3의 뻔한 구도 속에서 나는 인지도와 지명도가 많이 떨어지지만 열정과 실력, 손에 잡히는 성과가 있다. 앞서 유치원 3법과 재벌개혁 등에 기여한 부분을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반전, 대파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박용진만의 정책 브랜드가 있다면.

“국민들의 소박한 행복은 내 집, 내 차, 노후자금, 건강, 자녀교육 5가지다. 이를 추구하기 위해 지원하고 뒷받침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나는 곧 ‘국민자산 5억원 성공시대’ 정책을 발표하려고 한다. 이것은 국부펀드와 수익률 7%, 적립식 연동계좌 세 가지가 키워드인데, 대한민국에 각종 연기금과 국민연금을 묶어서 국부펀드를 만들면 규모가 1500조원이 된다. 이것을 갖고 싱가포르 투자청이나 테마섹처럼 해외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률을 낼 것이다. 싱가포르 투자청은 평균 13~18%의 수익을 낸다. 우리 연기금은 1%, 국민연금은 30년 동안 평균 5%를 냈다. 이렇게 어설프고 보수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누군가 책임지고 적극적으로 투자해서 국민의 재산을 불려야 한다. 나는 국부펀드를 만들고 거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서 7%까지 수익률을 내겠다.”

-5억원을 기준으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가구당 5억원이다. 서울 전세 평균 가격을 겨냥해서 이야기한 것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투자로 돈을 벌면 집도 짓고 도로도 깔고 하면서 국민들에게 돌려준다. 또 국부펀드를 운용할 때 국민들이 같이 참여해서 계좌를 만든다. 최저임금 노동자가 월 50만원을 저축해도 지금 금리는 1~2%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주식과 코인에 투자한다. 7%짜리 연동 적립계좌를 만들어 국가가 운영하면 30년 동안 10% 수익률을 낼 수 있다.”

◆‘부자감세’ 할거면 ‘서민감세’도 하자

-차기 대선에서 핵심 변수는 역시 부동산이다. 박용진식 해법이 궁금하다.

“우리나라 인구의 50%만 '자가'다. 국가의 관심은 집을 갖지 못해서 주거에 불안을 느끼는 50%에 대한 해결책을 내는 것이다. 지금 종합부동산세 완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나는 ‘부자감세’ 할 거면 ‘서민감세’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산세는 1인 가구 중심으로 완화하는 것에 찬성하지만, 종부세를 건드리는 것은 예민하게 봐야 한다. 집값 잡으라고 했더니 종부세 잡는 것에 대해 혀를 차는 국민들이 많다.”

-최근 가상자산 ‘제도화’를 두고 갑론을박이다. 어떻게 보나.

“'소득이 있으면 과세를 한다'는 과세 원칙은 분명하다. 그러나 보호조치라든지, 기본적인 룰을 만드는 것은 왜 안 하나. 거래소는 어떤 코인이 상장될지 말지에 대해 기준을 분명히 하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지금은 피해자가 생기고 불법행위가 생겨도 처벌할 방법이 없다. 알아서 하라는 것인데, 이것이 문제다.”

-앞서 모병제‧남녀 의무군사훈련 주장했는데, 평소 본인의 철학인가.

“2007년 대선 때부터 계속 생각해왔다. 대한민국 군대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군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병제 전환의 가장 취약한 점은 남북 대치상황이다. 이것의 대안은 강력한 예비군제라고 생각한다. 아주 짧은 군사 훈련을 통해 개인전술·화기를 충분히 숙지하고 정기적인 점검을 하면 된다. 헌법에는 모든 국가의 의무를 진다고 돼 있으니 병역법으로 바꿔서 남녀불문 모든 국민이 40일 정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도록 하면 된다. 이를 남녀 갈등문제로 해석하는 것은 극우해석이며 진중권류의 오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