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폭염과 장마, 태풍 등이 예년보다 자주 발생하고 장기화됐다. 지난해의 경우 54일 간의 최장기간 장마와 연이은 태풍 상륙으로 46명의 인명피해와 1조2585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피해가 재발할 수 있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으나 대기 불안정으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평균수온도 상승해 태풍 발생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정부는 농작물, 농업 시설, 가축 폐사, 태양광·풍력과 같은 발전시설을 대상으로 사전 안전점검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장마·태풍 등 여름철 재해를 대비해 모든 농업재해 대응 부서와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분야별 피해예방 대책 사전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회의에 참석한 농촌진흥청, 산림청, 농어촌공사, 농협중앙회 등 관계기관과 다음달 9일까지 재해 대비 태세를 점검하기로 했다. 응급복구 장비, 기반시설, 비상연락망 등이 점검 대상이다.

또한 D등급(미흡)을 받은 저수지를 점검하고 주요 작물의 하우스 주변 배수로와 과수원 지주대, 가축매몰지 및 방역시설, 산사태 취약지역 등도 장마와 태풍이 발생하기 전 점검할 방침이다.

이어 6월 10일부터 '여름철 재해대책 상황실'을 운영해 24시간 상황관리, 기관 간 공조체계 유지, 피해발생 시 신속한 응급복구와 기술지원 등 본격적인 재해 대응태세를 갖출 예정이다. 재해대책 상황실은 10월까지 운영하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및 관계기관과 공조체계를 유지하도록 한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장마와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농가의 방재시설과 공공수리시설에 대한 보수·보강 등 재해 예방 지원도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그 동안 방상팬, 방풍망 등 재해 예방시설 설치를 지원해왔다. 올해도 축산 농가의 폭염피해 예방시설, 과수농가 재해 예방시설 등 취약 부분을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같은날 여름철 풍수해로 인한 태양광·풍력 발전설비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유관기관 안전대책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점검회의는 지난해 장마 기간 중 발생한 안전사고로 재생에너지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확산된 상황을 고려해 사전에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하기 위해 열렸다.

산업부와 산림청은 에너지공단, 전기안전공사, 산지보전협회 등 유관기관이 함께 7월까지 전국 약 7만4000개의 태양공과 풍력 발전설비에 대한 사전 안전점검을 추진한다. 이는 지난해 4만3187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안전점검보다 72% 늘어난 규모다.

점검 대상은 지난해 풍수해 피해를 입은 시설과 안전미흡설비 등 취약설비, 정기검사 대상설비, 보급사업 의무사후관리 설비 등이다. 점검 결과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있는 설비는 보완조치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후속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다.

더불어 회의에 참석한 유관기관들은 지방자치단체와 '여름철 풍수해 대비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한다. 전기기술인협회는 집중호우와 같은 기상특보가 발생하면 전기안전관리자에게 사전 자체점검을 실시하도록 문자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전기안전공사의 전문인력이 즉시 출동할 수 있도록 비상연락망을 구축한다.

회의에서는 제도개선 사항도 논의됐다. 산업부와 에너지공단은 화재나 자연재해로 가동이 중단되는 경우 1개월 간 공급인증서(REC) 발급을 중단할 계획이다. 태풍 피해를 고려해 태양광 모듈 탈락, 구조물 이탈방지를 위한 시공기준도 강화한다. 산림청은 산지 개발 시 사면안정성 검토를 강화하며 재해위험성 검토의견서 제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안전공사도 재생에너지 설비특성을 반영한 정기검사 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