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간전망] 비트코인 급락 영향 우려…"물가도 변동성 키울 것"

2021-05-24 03:03
"비트코인에 끌려다니면 변동성 더 커질 것"
또다시 물가 상승 우려 자극할지 여부 관심

암호화폐 급락이 이번 주(24~28일) 장세 변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급등락과 지난주 다소 상승 여지를 보였던 기술주가 상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 S&P500지수 등락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비트코인에 끌려다니면 변동성 더 커질 것"
비트코인 하락세는 위험자산에 대한 불안을 부추기면서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이 주류로 편입된 여파가 이번 급락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관련주는 물론 대표적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기술성장주식 역시 비트코인 급락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급락세를 이어갔던 비트코인은 주말에도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 규제에 이어 미국 정부도 더욱 엄격한 규제를 들이댈 것이라고 선언한 가운데, 시장에는 별다른 호재가 없다. 최고 6만4000달러 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주말 내 암호화폐 거래시장에서 3만8000달러 전후의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은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결제에 비트코인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트윗을 올린 뒤 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후 중국 정부가 19일 규제 강화를 다시 천명하면서 크게 흔들렸다. 혼란에 빠진 시장은 급등락을 거듭하다 다소 안정을 찾는 듯 보였으나,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채굴까지 막아서겠다고 나서면서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1만 달러(약 1100만원) 이상의 가상화폐 거래를 국세청(IRS)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탈세를 포함한 각종 불법행위에 이용되는 것을 제한하겠다는 의지다. 비트코인 가격은 규제 우려 등으로 한동안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위험자산인 주식 역시 불안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블리클리 투자자문 그룹 피터 부크바(Peter Boockvar)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시장이 비트코인의 하락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전형적인 위험자산이다"라면서 "만약 시장이 비트코인의 영향권에 계속 있다면 시장은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는 24일 코인데스크가 주최하는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디지털 통화'를 주제로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연준의 디지털 통화 도입에 대한 논의가 어디까지 왔는지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이며 민간의 디지털 통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물가지수 또다시 물가 상승 우려 자극할지에 관심
물가 지표 향방도 시장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28일 발표된다. 지난 3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로는 2.3% 올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1.8% 상승했다. 앞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4.2%, 근원 CPI가 전년 대비 3% 상승하면서 시장에 물가상승 우려를 더욱 고조시킨 바 있다. 만약 4월 PCE 가격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경우 시장은 다시 흔들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연준이 예상보다 일찍 긴축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는 위원들이 경기가 빠르게 회복된다면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는 이른바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 시작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연준은 오는 8월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테이퍼링 관련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

부크바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지표다. 이제 시장에서 물가지표가 과거 고용지표와 같이 시장의 방향을 가늠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특히 소비자 심리가 물가의 향방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지표가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조정기에 들어간 것은 아니라는 진단도 나온다. 아이언사이드 매크로이코노믹스의 배리 크냅 매니징파트너는 "만약 긴축 정책으로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에는 10% 정도의 조정만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투자자들이 금리인상이 기술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술주의 순환 사이클을 봐야 한다"면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는 경제 재개와 글로벌 제조업 반등에 잘 대응하는 업종이다"라고 평가했다. 

크냅은 "만약 신고가를 기록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면서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거의 마무리됐지만, 순익 수정치가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일정 범위 내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연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연준은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정책을 수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물가상승 우려가 지속되고는 있지만, 미국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