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해외 진출에 재시동…미얀마 위기에 신시장 눈돌린다

2021-05-20 15:21

은행권이 해외 진출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취소하거나 미뤘던 해외 점포 설립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그동안 국내 은행들이 주력했던 미얀마가 현지 쿠데타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이를 대체할 신시장 확보에도 분주한 상황이다.

20일 각 시중은행이 공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분기 안에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법인 영업점 2곳을 각각 에야와디와 바고에 신설할 계획이다.

해당 점포들은 당초 지난해에 설치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된 데 이어 현지에서 군부 쿠데타까지 일어나면서 설립이 중단된 상황이다. 다만 국민은행은 2분기 안에는 설립을 마치고 영업 개시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쿠데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2분기 설립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은행권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이 경영권을 인수한 캄보디아의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와 인도네시아의 부코핀은행 또한 본격적으로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올해 안에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부코핀은행 384개의 지점을 대거 설립한다. 캄보디아 프놈펜에도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 지점 186개를 새로 만든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서민금융이 중심인 마이크로파이낸스 업종의 경우 지점이 많을수록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소규모 점포를 중심으로 최대한 확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지 사정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도 있지만 큰 틀에서는 계획대로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 또한 해외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2018년 농협파이낸스 캄보디아법인 출범 이후 3년만에 다시 해외 공략의 고삐를 당기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중국에서 베이징지점 설립을 위한 예비 인가를 받은 데 이어 홍콩에서도 홍콩지점 설립 최종 인가를 획득했다. 은행 측은 올해 안에 베이징지점 설립을 위한 최종 인가를 획득하는 한편, 홍콩지점의 영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과 홍콩 외에도 농협은행은 호주 시드니와 인도 노이다, 베트남 호치민에서도 지점 설립을 추진하는 중이다. 호주의 경우 지점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3월 호주 금융당국으로부터 호주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 명칭 사용 허가를 획득했다. 연내 지점 최종인가 획득 및 영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해외 진출을 관망하는 은행들도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당초 올해 안에 국외 영업점 1개와 해외 자지점 1개를 신설할 계획이었지만, 해외 자지점 설립 계획은 보류했다. 우리은행 역시 올해 해외 지점 설립 계획은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 대출 규제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다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국내에서 은행들의 영업 기반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백신 보급과 함께 코로나 피해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시중은행들도 해외 리테일 네트워크 구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