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기업을 향한 계획을 확대 수정했다.

삼성전자는 13일 경기도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투자계획의 핵심은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발표 당시 공개했던 투자 규모를 133조원에서 171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도다.

최근 반도체 부족 사태가 모든 산업영역으로 확산하고, 각국 정부가 미래산업 핵심인 반도체 공급망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투자 확대는 ‘K-반도체’ 위상 증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평택 3라인의 클린룸 규모가 축구장 25개 크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팹(공장)으로 극자외선(EUV) 기술이 적용된 14나노 D램, 5나노 로직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모든 공정은 스마트 제어 시스템에 의해 전자동으로 관리된다.

3라인이 완공하면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로서 최첨단 제품을 양산하는 전초기지, 글로벌 반도체 공급기지 등의 역할을 강화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D램에 EUV 기술 선도적 적용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융합한 ‘HBM-PIM’ 개발 △D램 용량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CXL D램’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며 ‘초격차 세계 1위’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국이 줄곧 선두를 지켜온 메모리 분야에서도 추격이 거세다”며 “수성에 힘쓰기보다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삼성이 선제적 투자에 앞장 서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 발전을 위한 상생협력, 지원·투자도 더욱 늘리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를 위해 △팹리스 대상 설계자산(IP) 호혜 제공 △시제품 생산 지원 △협력사 기술교육 등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한 다양한 상생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소재·부품·장비 업체, 학계 등과의 협력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파운드리 분야의 경우 사업이 커질수록 국내 팹리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므로 팹리스 창업 증가를 통한 전반적인 시스템반도체 산업 기술력 향상 등 부가 효과가 기대된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확대는 5세대 통신(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국내 미래산업의 밑거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회장은 “지금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은 거대한 분수령 위에 서 있고, 대격변을 겪는 지금이야말로 장기적인 비전과 투자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이 크지만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해 담대히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