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맹추격에…삼성자산운용, ETF 점유율 하락

2021-05-11 00:10
삼성자산운용 점유율 지난달 말 49%로 떨어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50%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여전히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인 수준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ETF 시장이 급성장하고 경쟁사들도 공격적인 영업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면서 자리를 조금씩 경쟁사에 내주는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이달 6일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29조5021억원으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20%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줄곧 ETF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해왔다. 지난해에도 52~54%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해왔으나 11월부터 시장점유율이 점차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말 54.54%였던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은 12월 말 51.98%, 올해 1월 말 51.87%로 떨어진 데 이어 3월 말에는 49.9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ETF 시장점유율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3위 KB자산운용은 시장점유율을 서서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 1월 ETF 순자산총액 비중이 전체 시장의 24.30%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27.65%까지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KB자산운용의 경우 같은 기간 7.27%에서 8.14%까지 늘었다.

이외에 지난해 초 나란히 3%대 점유율을 기록했던 키움투자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중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만 경쟁력 확대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월 말 3.78%로 한화자산운용(3.89%)보다 낮았으나 최근에는 4.67%까지 높여 2.85%를 기록한 한화자산운용을 제쳤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 비중이 늘어난 배경으로 이들 자산운용사의 공격적인 전략을 꼽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테마형 ETF를 적극 출시하며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TIGER KRX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K-뉴딜 ETF'는 출시 2개월 만에 순자산이 7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초 ETF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려 ETF 시장 내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월 'KB STAR200 ETF'와 'KB STAR200 TotalReturn(TR) ETF' 'KB STAR 나스닥100 ETF' 3개 상품의 총보수를 인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KB STAR 미국 S&P500 ETF', 'KB STAR Eurostoxx50 ETF'를 전 세계 최저 보수 수준으로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여전히 ETF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시장점유율에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긴 어렵겠지만 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로 자산운용사 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 49조원 수준이었던 ETF 순자산총액이 현재 59조원 수준으로 약 1년 5개월 만에 10조원가량 늘어나는 등 급성장하는 추세인 상황에서 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가 또 다른 경쟁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