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지니' 업은 KT AI호텔, "관광업 위기 속 디지털 혁신 이끈다"

2021-05-05 12:51

배철기 KT 상무가 AI호텔의 기가지니 단말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KT가 인공지능(AI) 역량을 집약한 AI호텔 사업으로 호텔업계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고 있다. 객실 내 투숙객 편의 서비스를 넘어 호텔 전체의 디지털 전환(DX) 파트너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5일 아주경제와 만난 배철기 KT 상무는 KT AI 호텔에 대해 "투숙객이 기가지니의 AI음성명령을 통해 객실 조명이나 가전을 제어하고, 음악을 감상하며, 호텔로봇을 통한 컨시어지 서비스들을 즐길 수 있는 비대면 편의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AI와 호텔의 만남은 생소하지만 KT의 AI호텔 사업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한 것이 아니다. 지니뮤직, 인터넛TV(IPTV) 등 미디어 역량과 AI기술력을 연결해 호텔에 맞게 접목했다. 가정에서 기가지니로 가전제품을 연동해 편리하게 생활하던 것을 제2의 집인 호텔로 확장해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음성을 통해 미디어 서비스를 즐기고, 조명·온도를 제어하며 어메니티나 시설·관광 정보도 제공 받을 수 있다. 동대문 노보텔에선 고객이 객실에서 생수를 요청하면 로봇이 배달해준다. 

알파고가 바둑을 둔 지 5년이 지났지만 호텔 업계에서는 여전히 AI나 자동화 도입을 꺼린다. 사람이 반겨주는 것이 가장 따뜻한 환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생겼다.

배 상무는 "코로나19로 인해 숙박 산업 전반이 어려우나, 신축 호텔에 대한 투자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 동시에 숙박업 전반에 걸친 비대면 서비스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여행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한 걸음 물러나 미래를 준비할 때"라고 밝혔다.

이러한 수요에 코로나19 장기화로 관광업계 전반의 업황이 악화한 상황에서도 KT의 AI호텔은 차근차근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 시작해 레스케이프, 대구 메리어트 등 하이엔드 호텔에서 서비스를 선보이는 중이다. 현재 40여개 호텔 8000여 객실에서 KT의 AI호텔을 체험할 수 있다.

투숙객의 반응도 좋다. 특히 최근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며 휴가를 보내는 '호캉스(호텔+바캉스)' 트렌드와 맞물려 인기를 얻고 있다.

배 상무는 "호텔에서 편하게 쉴 때 방해금지 푯말을 걸기도 하는 것처럼 종업원이 불쑥 찾아오기보다 비대면으로 서비스받는 것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다"며 "특히 음악 이용이 많아 객실 내에서 편안하게 쉬며 미디어를 소비하고, 안락함을 즐기는 트렌드가 보인다"고 말했다.

약 280만 가구에 기가지니 서비스를 전개한 경험이 있는 KT의 역량도 한몫 했다.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이해도가 높은 상태에서 음성인식에 터치스크린 입력 시스템까지 갖춰 사용자 인터페이스·환경(UI·UX) 편의성을 높일 수 있었다. 해외 관광객과 글로벌 진출을 고려해 영어·일본어·중국어 음성 인식도 가능하도록 수준을 끌어올렸다. 필리핀에서도 시범 서비스 중이다. 해외 유수 기업이 도전했다 상용화에 실패했으나, KT는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배 상무는 "KT는 '비욘드 더 룸(Beyond the room)'이라는 목표 아래 객실뿐 아니라 예약관리시스템, 룸 매니지먼트시스템, 통신 서비스 등 전체 AI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되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객실을 넘어 호텔 전체를 혁신하는 호텔DX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