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문화센터 코로나가 바꿨다…'소수 정예' 고급화

2021-04-27 17:29
신세계, 악기강좌·자동차 정비 등 이색 소수 정예 강의
롯데, 한번에 두 종류 체험하는 '하이브리드' 강좌 오픈
현대, 소규모 정원 '오마카세' 요리 클래스 등 고급화

'문화센터=노래 교실'은 옛말이다. 코로나19를 만나 백화점 문화센터가 진화하고 있다. 수강 인원은 줄이고 수준 높은 강좌를 선보이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의 문화센터인 신세계 아카데미는 27일 다가오는 여름학기에 일대일 수업 등 소수 정예 강좌를 지난해보다 20% 늘렸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지난해 여름부터 소수 정예 강좌를 시작했다. 요리 강좌의 경우 전체 정원은 10명 이하로 구성했으며, 4인 혹은 5인 1조로 실습을 진행했던 이전과는 달리 2인 1조 또는 1인 1조로 변경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회원들의 만족도는 오히려 증가했다"면서 "소수 정예로 강의에 참여하면서 기존 대규모 강의보다 몰입도가 높고 방역에 대한 걱정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신세계 제공]
 

효과를 톡톡히 보자 오는 6월 여름학기부터 1:1 악기 강좌를 대거 늘렸다. 첼로, 피아노, 바이올린 등 1시간 이상 진행됐던 악기 강좌는 20분으로 줄이고 대신 개인 레슨 방식으로 바꿨다. 

초보 운전자들을 위한 자동차 자가 정비 수업도 새로 개설했다. 총 6명을 대상으로 타이어 공기압 확인과 와이퍼·에어컨 필터 교체 방법 등 자가 정비 팁을 일러 준다. 개인 자동차, 오토바이 등 '퍼스널 모빌리티'가 주목 받기 시작하자 준비한 수업이다.

광주신세계는 7월 2∼23일 마스크를 벗었을 때도 깔끔하게 유지되는 메이크업 기술과 피부 관리법을 소개하는 '1:5 퍼스널 메이크업' 강좌를 개설한다.

홈트 트렌드에 맞춘 운동 강좌도 강화한다. 타임스퀘어점은 5명을 대상으로 한 '소수 정예 필라테스' 강좌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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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학기 강좌는 28일부터 신세계백화점 점포와 스타필드 고양이나 인터넷, 신세계백화점 애플리케이션에서 신청할 수 있다.

권영규 신세계백화점 문화담당 상무는 "최근 고객들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에 소규모 강좌를 구성해 만족도를 높이고 강의에 안전을 더했다"며 "수강생들의 수요에 맞춘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오는 6월부터 시작하는 여름학기 문화센터 회원 모집을 시작했다. 한 번에 두 종류의 체험을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강좌를 선보인다.

한강에서 요트를 타면서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는 '요트 크루징 X 드로잉 클래스', 필라테스 수업 후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건강 도시락 레시피를 배우는 '필라테스 X 쿠킹 강의' 등이 대표적이다.

또 롯데골프단 소속 최혜진·이소영 선수 등이 직접 코치로 나서는 골프 강좌와 서핑 강좌, 실내 볼링 강좌 등도 즐길 수 있다. 

코로나19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들을 돕기 위해 산지 수산물을 이용하는 '식탁 위의 바다' 강좌가 열린다.

온라인으로 요리와 부동산 재테크 등을 배울 수 있는 '랜선문화센터'도 운영된다. MZ세대를 타깃으로 나만의 식물 키우기, 스마트스토어 입문자 모임, 미술품 컬렉팅 커뮤니티 등의 강좌도 진행된다. 

현종혁 롯데백화점 고객경험부문장은 "코로나로 침체되었던 시기를 이겨내고 새롭게 일상을 재충전하려는 고객들을 위해 답답함을 이겨내고 상쾌함을 되찾을 수 있는 문화센터 강좌들을 다수 준비했다"며 "고객들의 일상에 행복을 더하는 프리미엄 복합문화생활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향후에도 다양한 강좌들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6월에 시작하는 문화센터 여름학기 회원을 모집한다.

최근 영등포구 여의도에 개점한 더현대서울의 문화센터인 'CH 1985'에서는 모든 강좌를 6~8인 정원의 소규모로 운영한다. 대표적으로 4~6명이 요리사의 요리 과정을 직접 보면서 코스 요리를 먹는 '오마카세(맡김요리)' 클래스가 있다. 

온라인 강의도 있다. 특히 쿵푸팬더, 슈렉 등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한 드림웍스의 전용덕 촬영감독과 영화 기생충, 1987, 옥자 등의 제작에 참여한 양진모 감독의 강의를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