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여름부터 유럽 여행 '가능'하다...미국과 공동 '백신여권' 발급 추진

2021-04-26 15:04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NYT 인터뷰
이르면 7월부터 미국인 대상 유럽여행 재개

올 여름 휴가부터 유럽 여행이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측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경우에 한해 미국인들의 여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25일(현지시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들이 조만간 조건 없이 유럽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EU 27개 회원국 모두가 EMA의 승인 백신을 접종한 모든 사람을 조건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사진=AFP·연합뉴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미국인들이 접종하는 백신은 모두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받은 종류"라면서 "이를 접종했다면, EU 회원국에 대한 자유 이동과 관광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여행 재개 일정을 언급하지는 않으면서 "현 추세라면 미국은 오는 6월 중순에 성인 인구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쳐 집단 면역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만 덧붙였다.

이에 대해 NYT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언급을 기반해 EU가 이르면 오는 7월부터 미국인을 대상으로 입국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EMA는 총 4종의 백신을 승인한 상태다. 각각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BNT-162b2·코미나티) △모더나(mRNA-1273)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학(AZD1222·백스제브리아) △얀센(Ad26.COV2-S) 등이며, △큐어백(CVnCoV) △노바백스(NVX-CoV2373) △러시아 스푸트니크 V(Gam-COVID-Vac) 등 3종은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얀센 등 3종의 백신을 승인했다.

미국을 상대로 한 유럽의 여행 재개 방침은 이전부터 EU가 추진해왔던 '백신 여권' 시스템에 기반한 정책이다.

EU는 27개 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 인증서 발증 시스템을 개발 중인데, 이를 미국으로도 확장해 일종의 '여행 블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NYT는 해당 방안을 미국과 EU 당국이 논의 중인 상태라고 전하면서도, "백신 접종을 기준으로 한 EU와 미국의 여행 재개 방침은 전 세계적으로는 국가별 '백신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EU 집행위가 해당 방침을 내놓더라도 회원국 각각이 미국 등 외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을 완화할지 여부와 미국이 EU에 대한 입국 제한을 풀지 여부는 아직 불명확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3일 자정부터 영국을 제외한 당시 EU 회원국인 26개국을 상대로 한 입국 금지 방안을 전격 시행했다. 이틀 전 11일에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EU가 국경을 봉쇄하지 않아 코로나19 확산세를 막지 못했다'고 비난하며 이를 발표했다.

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역시 지난 20일 자국의 여행경보 단계를 대폭 조정하기 시작했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전 세계 코로나19 재확산세를 경계하면서 전 세계 80% 수준인 160여 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여행 금지 권고를 발령할 예정이다.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루브르 박물관.[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