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전 금호회장 검찰조사 마치고 13시간만 귀가

2021-04-16 09:10
아시아나 등 이용해 금호고속 지원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15일 오전 검찰 출석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장시간 조사를 받고 13시간 만에 집으로 돌아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전날인 15일 오전 9시 30분쯤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박 전 회장은 같은 날 오후 6시 30분까지 9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친 박 전 회장은 밤 11시까지 작성된 조서를 열람한 뒤 귀가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을 상대로 금호그룹 여러 개 계열사를 이용해 총수 지분율이 높은 그룹 지주사인 금호고속을 부당한 방법으로 지원한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 조사를 마친 검찰은 조서 등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김민형 부장검사)는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을 바탕으로 박 전 회장의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를 수사해왔다.

공정위 조사 결과 금호그룹은 2016년 말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스위스 게이트그룹에 줬다. 게이트그룹은 금호고속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원 어치를 무이자로 인수했다. 이 거래로 금호고속은 162억원 상당 이익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기내식 사업권과 BW 인수를 맞바꾸는 거래가 늦어져 금호고속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금호그룹 계열사들이 지원에 나섰다. 금호산업을 비롯한 9개 계열사가 2016년 8월부터 2017년 4월 사이 45회에 걸쳐 총 1306억원을 담보 없이 지나치게 싼 금리로 금호고속 측에 빌려줬다. 당시 정상 금리는 3.49∼5.75% 수준이었으나 계열사들은 1.5∼4.5%를 제시했다.

공정위는 이런 방식으로 금호고속이 약 169억원 금리 차익을 얻었다고 봤다. 박 전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도 특수관계인 지분율에 해당하는 이익으로 최소 77억원, 결산 배당금으로 2억5000만원을 챙겼다.

지난해 8월 공정위는 금호그룹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20억원을 부과했다. 박 전 회장과 당시 전략경영실 임원 2명,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금호그룹 본사와 아시아나항공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하며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갔다. 올해 2월 금호그룹 본사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 했다. 이달 초엔 박모 전 그룹 전략경영실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1월에는 윤모 전 금호그룹 전략경영실 상무와 공정위 직원 송모씨가 돈을 주고받고 금호 측에 불리한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찾아내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