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동남아 점포 늘렸지만…수익성은 하락

2021-04-15 12:00
작년 미얀마·캄보디아 등 동남아 점포 8곳 신설…리스크 불안·부실 확대 우려도

지난해 국내은행들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이들 지역에서만 점포 8곳을 신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중 아시아 지역 비중은 70%를 웃돌았다. 다만, 최근 미얀마 군부 쿠데타 등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아주경제DB]


15일 금융감독원의 '2020년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 경영현황 및 현지화지표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지난해 신설한 9곳의 점포(현지법인, 지점, 사무소 등) 중 동남아시아에서만 8곳의 점포를 새로 열었다. 이에 국내은행의 해외 점포 수 역시 전년(195곳)보다 2곳 늘어난 197곳을 기록했다.

현지법인은 국민은행이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미얀마 3곳에 점포를 신설했다. 이어 전북은행(캄보디아)과 광주은행(베트남), 산업은행(인도네시아)도 동남아시아에 법인을 설립했다.

지점과 사무소는 각각 대구은행과 농협은행이 베트남과 미얀마에 설치했다. 동남아시아 외 지역에 설치된 점포는 부산은행의 중국지점이 유일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18개), 중국(17개), 인도(16개), 미얀마(15개) 등 아시아지역 점포가 138개로 전체의 70.1%를 차지했다. 이 밖에는 미주 27개(13.7%), 유럽 24개(12.2%), 기타지역(오세아니아·아프리카) 8개(4.1%) 순이었다.

[자료=금융감독원]


국내 은행들의 적극적인 동남아시아 진출로 해외점포 규모는 크게 증가했다. 이 기간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총자산은 1650억1000만 달러로 전년 말 대비 23.4%(313억2000만 달러) 급증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등 신남방 소재 점포의 자산이 전년 대비 140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반면, 동남아시아의 리스크 확대 등으로 수익성은 감소했다. 이 기간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7억3300만 달러로 전년(9억8300만 달러)보다 25.4% 감소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도 0.44%로 전년(0.74%) 대비 0.30% 포인트 하락했다.

실제 국민은행의 경우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편입 전까지 미얀마 마이크로파이낸스와 캄보디아 국민은행은 연간 적자를 내거나 소폭 흑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은행들은 현지 금융기관 인수, 대출금 증가 등으로 해외점포의 자산규모가 크게 증가하는 등 양적으로는 성장했다"면서도 "코로나19 민감업종 여신 등에서 부실이 발생하며 건전성이 악화됐고, 이에 따른 대손비용도 증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