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등 삼성전자 계열사, 올해 임금인상에도 ‘불만 여전’

2021-04-09 04:09
삼성전기·디스플레이도 “최대 실적에도 임금·처우, 상대적으로 낮아”

삼성전자 계열사의 임금협상이 속속 타결되고 있지만, 지난해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낮은 임금 인상률에 대해 일부 임직원의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 임금이 평균 7% 올랐지만, 삼성전자와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란 이유에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천안사업장 직원들은 현재 노동조합 결성을 준비 중이다. 울산사업장과 별도로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할 예정이며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직원 임금을 지난해보다 평균 7% 인상하기로 했지만, 불투명한 협상 과정과 여전히 낮은 처우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 노사는 지난 6일 기본급 인상률 평균 4.5%에 성과 인상률 평균 2.5% 등 총 7%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성과 인상률은 인사 고과에 따라 직원별로 차등 적용돼 개별 인상률은 각자 다르다.

올해 임금 인상률은 2~3%였던 예년에 비해서는 큰 폭으로 높아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삼성전자와 격차가 크다고 토로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원·대리급(CL1)을 기준으로 임금이 평균 10% 오르는 데 반해 삼성SDI·전기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

삼성전기 역시 직원 임금을 평균 7% 올리기로 합의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직 임금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가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노조가 노사협의회와 별도로 사측과 임금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3차 임금협상을 할 예정이며, 기본급 기준으로 6.8%의 인상률을 요구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매주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교착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전기·디스플레이의 일부 임직원은 같은 삼성그룹이지만 차별 대우를 받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연봉의 50%를 초과이익성과급으로 받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 성과급은 이에 못 미쳤다.

그러자 한 직원은 익명 게시판 앱을 통해 “(삼성전자)에서 우리 회사에 적자를 보더라도 (부품을) 싸게 달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손해를 보면서 납품하기 때문에 영업이익을 많이 낼 수 없고, 그 결과 성과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을 토로한 것이다.

한 삼성 계열사 직원은 “성과 인상률은 어차피 일부 직원들만 받고, 대부분의 직원들은 7%에 못 미치는 인상률을 받아든 셈”이라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해도 삼성전자보다 인상률이 낮아 비교가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삼성그룹 노조탄압 대응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