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분석] 文정부 부동산 실정이 화 불렀다
2021-04-08 06:33
연이은 부동산 정책 실패 및 LH사태가 화 키워
일자리·남북관계·부동산 등 정책 실패로 민심 폭발
일자리·남북관계·부동산 등 정책 실패로 민심 폭발
"부동산 정책 실패가 참패를 불렀다." 욕망끼리 부딪친 4‧7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했다. 이른바 '부동산 선거'로 불린 이번 재·보선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시작해 내곡동·엘시티(LCT) 의혹으로 끝났다.
여야 간 네거티브도 부동산 이슈에 집중됐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失政)과 무능함이 결국 민심에 불을 지른 셈이다.
◆민심, 내로남불 정권에 대한 심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였던 오세훈 당선자는 지상파 방송 3사 공동 출구조사에서 59.0%의 지지를 얻어 37.7%의 박 후보를 이겼다.
부산시장 역시 민주당이 참혹하게 패배했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였던 박형준 당선자는 64.0%의 지지를 얻어 김영춘 민주당 후보(33.0%)를 상대로 압승했다.
국민의힘은 처음부터 이를 파고들며 민심을 흔들었다. 연달아 실패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LH 사태 및 당·정 관계자의 투기 의혹 등을 공격 포인트로 삼았다. 부동산 문제가 세대별‧성별‧이념성향별 할 것 없이 모두를 분노케 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정권심판론'을 부각시켰다.
특히 김종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과거사를 사과하고, 부동산 문제를 거론하며 중도층을 공략한 전략 역시 좋은 결과를 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이번 선거는 좌우 승패를 떠나 태극기부대, 친문 등 좌우 극단의 지지층 결집 노선과 결별하고 중도를 수렴해 부동산 서민정책 등 민생정치를 하지 않으면 다 망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생‧경제‧협치··· 與 총체적 무능
민생‧경제‧협치 등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인 국정 실패 역시 민주당의 참패 원인으로 꼽혔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정치평론가)는 "부동산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공약들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 민심이 폭발했다"며 "대통령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다고 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이후 모두 일자리는 '절벽'이 아닌 '실종' 상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올리긴 했으나 부동산값이 폭등해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해졌고, 부동산 정책 역시 헛발질을 남발했다”며 “LH사태에서는 해명과 변명으로 일관했고, 남북관계 개선 역시 현재 상황에서 보면 진전된 것이 없다. 다방면에서 민심을 잃었고, 이것이 누적돼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민주당은 여론이 심상치 않은 것을 확인하고 뒤늦은 사태수습에 나섰다. LH 사태를 신속히 수사하고, 공직자 투기 방지를 위한 법안을 줄줄이 발의하고 통과시켰다. 이해충돌방지법을 조속히 논의하고, 앞으로 모든 공직자의 재산을 등록해 부당이익 적발 시 재산을 몰수하는 법안도 추가로 추진키로 했다.
부동산 정책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사과도 했다. 지난 1일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LH사태를 계기로 불공정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생활 적폐의 구조적 뿌리에는 개혁이 접근하지 못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게 됐다"며 "집값 폭등과 부동산 불패 신화 앞에 개혁은 무기력했고, 청년세대의 마음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청년세대의 막막한 현실과 치열한 고민을 경청하고 함께 해답을 찾는 데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오 당선자의 내곡동 땅 특혜 보상 의혹과 박 당선자의 부산 해운대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 등 부동산 관련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성난 민심은 민주당을 철저히 외면하며 참패의 쓴맛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