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100억대 회계부정 캉더신 결국 ‘상장 폐지’
2021-04-07 17:50
지난해 7월 거래 정지 이후에도 '마이너스' 실적 계속 돼
7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선전증권거래소는 전날 저녁 ‘복합소재 기업 캉더신의 상장 폐지 공고’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캉더신의 재무보고서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허위로 작성됐다.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흑자를 낸 것처럼 조작한 것이다.
선전거래소는 “캉더신의 허위사실 공시로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10일부터 캉더신에 주식 거래 중단 조치를 내렸다”며 “거래 중단 후 발표한 첫 연간 실적보고서인 지난해 실적보고서에서 당기순익과 지배주주귀속순익 등 모든 지표가 ‘마이너스’를 가리키면서 상장폐지를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캉더신의 주식은 오는 14일부터 상장 폐지 절차에 들어가고, 최종 상폐는 5월 28일로 예상된다. 거래정지 시점 기준 캉더신 주가는 3.25위안이며 시가총액은 124억6400만 위안(약 2조1200억원)이다.
캉더신은 공업용 청소 사업으로 1990년대 설립된 후 소재업으로 종목을 바꾸면서 주목을 받은 업체다. 이후 8년 만에 세계 최대 3D필름 생산 업체로 성장한 뒤 2010년 A주(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됐다.
가장 주가가 높았던 때는 2017년 11월 22일 최고점인 26.78위안이며 시가총액은 948억 위안에 달했다. 당시 캉더신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창조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소재 기업으로 명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가 실제로는 모두 ‘신기루’에 불과한 것이었다. 캉더신은 제무재표에서 순익을 무려 119억 위안이나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언론들은 희대의 ‘사기극’이라고 캉더신을 비판했다.
중국 주식시장에는 부실감사 후폭풍이 불어 닥쳤다. 캉더신을 담당한 회계법인 루이화가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조사 대상이 되면서 상장 심사와 증자 등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캉더신 이외 다른 기업들의 회계조작 사실도 잇달아 드러나면서 중국 기업 회계감사 업계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증감회는 캉더신 중위(鍾玉) 대표와 왕위(王瑜) 재무담당자에 벌금 및 증권업 종사 무기한 금지 등의 처벌을 내렸다.
이날 선전거래소는 캉더신 상장폐지 이후에도 손실을 입은 투자자에 대한 보상제도는 지속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