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선거 결과로 갈리는 이낙연‧김종인 운명

2021-04-07 18:09
야당 승리 시 이낙연 대권 빨간불…김종인 위원장 재추대 가능성↑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김종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4·7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수장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김종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의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선거 결과는 당의 운명뿐 아니라 이낙연‧김종인 위원장의 향후 역할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만약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비롯해 여당이 재보선에서 승리할 경우 이낙연 위원장은 지지율을 회복하며 기사회생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는 본격적인 대권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김종인 위원장은 예고했던 대로 퇴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앞서 이번 재보선을 마친 뒤 당을 떠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악 땐 정계은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가 사실상 ‘다 이긴 선거’였다는 점에서 책임론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민주당이 패하고 국민의힘이 승리할 경우 김 위원장은 내년 대권주자의 ‘킹 메이커’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김 위원장을 당 대표로 재추대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남아 내년 대선을 진두지휘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국민의힘으로 이끌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력한 대선주자가 없는 국민의힘에서는 김 위원장을 통해 윤 전 총장을 영입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 연대에서 김 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김 위원장이 당을 떠나 제3지대에서 윤 전 총장과 대권을 준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국민의힘의 경우 자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 대통합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이 패배하면, 이낙연 위원장은 대권의 꿈을 접어야 할 위기에 놓인다. 이 위원장은 앞서 민주당 당대표를 맡으면서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됐다. 하지만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전 총장 간의 갈등, 북한군에 의한 공무원 피살 사건, 부동산 안정화 실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강행 등의 악재가 쏟아지면서 이 대표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급기야 당내 대선후보 경선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지지율이 따라잡혔다. 거침없이 상승하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 위원장은 앞서 당대표 시절 당헌·당규를 개정해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를 공천한 책임도 져야 한다. 자신의 대권도전으로 인해 당대표 없이 선거를 치르는 오만함을 보였다는 비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정치평론가)는 “지지율이 상승세인 사람도 이번 재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하락을 면치 못할 텐데, 이미 하락세인 이 위원장의 경우 (대권이) 정말 어려워진 것이라 보면 된다”며 “김 위원장의 경우 국민의힘에 남아서 윤 전 총장을 접촉할지, 아니면 밖에서 함께 세력을 만들어 다시 국민의힘으로 돌아올지 등은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