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LG·SK, 배터리 분쟁 또 '장외공방'···"발목잡기·아전인수" 날선 비판

2021-04-06 15:50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 결과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 결정을 앞두고 첨예한 장외공방을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분리막 특허소송에서 유리한 예비결정을 획득한 것을 근거로 LG가 소송으로 '발목잡기'에 열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LG도 앞서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사실상 승소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SK가 소송 결과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입장문을 통해 "LG가 제기한 분리막 특허 소송전이 국내에서 시작된 이래 10여년 만에 자사 승리로 마무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11년 국내에서 처음 제기한 분리막 특허 소송은 2013년 SK이노베이션이 승소했다. 또한 당시 양측은 '동일한 건으로 향후 10년간 국내외에서 쟁송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합의하기도 했다.

이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각각 상대방이 자신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추가적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IT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내렸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SK의 기술이 LG의 특허와 다른 독자적인 기술이라는 것이 공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까지 분리막 특허 소송이 10년 동안 진행됐다"며 "LG가 제기한 특허소송은 발목잡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도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SK는 특허 소송 예비 결정을 마치 분쟁이 승리로 마무리된 것처럼 표현하며 판결 내용을 아전인수로 해석하고 있다"며 "2년 전부터 수차례에 걸쳐 동일한 억지 주장을 펼치는 SK의 행태가 발목잡기"라고 주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사실상 패소하고서 ITC를 비판하다가 최근 특허침해 예비 결정이 유리하게 내려지자 ITC를 찬사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극단적이고 투박한 조변석개(朝變夕改)"라고 꼬집었다.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패소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ITC는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배터리 제품에 대한 수입을 10년 동안 금지하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SK는 후발주자로서 빠른 성장을 위해 불가피하게 기술을 탈취해 갔다면 이를 인정하고 배상을 통해 정당하게 사업을 영위할 방안을 찾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한편 ITC는 오는 8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를 침해했는지에 대한 최종 결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사진=백승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