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의 독주…"인프라 투자, 공화당 반대시 단독 처리"
2021-04-05 10:30
바이든 참모진, 언론 인터뷰서 공화당 대화 참여 촉구
美 의회 특별 '조정' 절차 언급…민주당 단독 처리 시사
美 의회 특별 '조정' 절차 언급…민주당 단독 처리 시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참모진들이 2조 달러(약 2260억원) 인프라 투자 계획에 대한 공화당의 지지를 호소하면서도, 민주당 단독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참모진들은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프라 투자안이 미국 중산층 재건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임을 강조하며 공화당의 협력을 촉구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계속해서 반대를 주장한다면 의회 특별 조정 절차를 동원해 민주당 단독으로 인프라 투자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민주당은 1조9000억 달러의 바이든 대통령 첫 재정부양책도 의회 특별 조정 절차로 단독 처리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과 초당적 합의를 이루지 못해도 인프라 투자 계획을 민주당 단독으로 추진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그랜홈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인프라) 계획이 공화당의 지지를 받기를 원하고 있지만, 만약 그것이 효과가 없다면 민주당이 상원에서 이를 통과시킬 수 있도록 ‘조정(reconciliation)’이라는 절차적 전략을 사용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원에서 법안 통과를 위해선 재적 100명 중 6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 의회의 입법 절차 중 하나인 ‘조정’ 절차가 발동되면 단순 과반인 51명의 찬성만으로 법안이 통과된다.
현재 미국 상원은 민주당 50석, 공화당 50석으로 구성돼 있는데, 상원 의장을 겸직하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면 찬성 51표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랜홈 장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그는 미국인의 일자리를 만들고자 대통령직을 맡았다”면서 “미국인 대다수가 미국을 위한 지출을 지지하는 가운데 미국이 세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면 바이든 대통령이 (투자안 통과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부 장관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인프라 투자안)에 대해 정말 훌륭하고 강력한 협상 공간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우리는 이것이 양측 모두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입법 절차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의회로부터 중대한 진전이 메모리얼 데이(5월 31일) 이전에 만들어지길 원한다”면서 “우리는 이것(인프라 투자안)을 계속 질질 끄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브라이언 디스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만약 사람들이 이것(인프라 투자안)을 너무 공격적이라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계획이 무엇인지를 듣고 싶다”며 공화당과의 대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지출 계획은 미국 경제를 2020년 초로 되돌리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계획은 경제를 계속 유지하자는 것이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것으로 장기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더 나은 일자리 증가를 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화당의 로이 블런트 상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의 지지를 얻으려면 인프라 투자계획의 규모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블런트 의원은 “공화당은 6150억 달러 수준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이 제안한 것은 인프라 법안이 아닌 엄청난 수준의 세금 인상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인프라 투자안 발표와 함께 재원 조달 방안으로 법인세율을 기존의 21%에서 28%로 인상한다는 계획을 내놔 공화당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