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땡큐 바이든' S&P500 첫 4000 돌파…나스닥 1.76%↑

2021-04-02 06:33
S&P500지수, 1년 만에 80% 상승
바이든 인프라 투자계획 발표 효과
유가, OPEC+ 감산 완화에도 3.9%↑

1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강한 상승세로 4월 첫 거래일의 문을 열었다. 전날 발표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계획에 대한 기대 심리가 시장을 이끌었다. 최근 장중 1.776%까지 치솟으며 증시를 압박했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세가 약화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1.66포인트(0.52%) 상승한 3만3153.21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6.98포인트(1.18%) 오른 4019.87을 기록, 사상 첫 4000고지를 점령했다. 중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가 4000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00선으로 밀렸던 지수는 1년 만에 80% 이상이 치솟는 강세를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33.24포인트(1.76%) 뛴 1만3480.11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1%대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기술주는 최근 최고치에서 계속 내림세를 보인 채권수익률(채권금리)에 영향을 받아 상승했다”면서 “이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7bp가량 떨어진 1.68%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4시 38분 현재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15% 떨어진 1.674%로 집계됐다.

S&P500지수 11개 섹터별로는 △필수소비재(-0.24%) △헬스케어(-0.22%) △유틸리티(-0.02%) 등을 제외하고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에너지 섹터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점진적 감산 완화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아 2.66%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외 △임의소비재(0.99%) △금융(1.28%) △산업(0.4%) △공업원료(0.93%) △부동산(1.58%) △기술(2.1%) △커뮤니케이션 서비스(2.05%) 등도 올랐다.

특징 종목으로는 알파벳, 넷플릭스는 각각 3% 이상 올랐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각각 2% 이상이 상승했다.

MS 주가는 자사 ‘홀로렌즈(HoloLens)’ 기반의 증강현실(AR) 헤드셋 12만개를 미국 육군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알린 것에 영향을 받았다. MS는 이번 계약이 향후 10년간 최대 218억8000만 달러(약 24조7572억원)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1년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변동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캡처] 

◆경제회복·국채금리 안정에도···“안심하지 마라”
시장 투자자들은 전날 장 마감 이후 발표된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발표에 주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찾아 2조 달러(약 2260억원) 규모의 인프라 재정 지출안을 발표했다.

CNBC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그가 지난달 11일에 서명한 1조9000억 달러의 코로나19 구제 부양책 이후 두 번째로 큰 지출”이라고 전했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Piper Sandler)의 크레이그 존슨(Craig Johnson) 시장 전략가는 “미국 경제 재개는 코로나19란 터널 끝의 빛이 가까워진다는 것으로, 주식 시장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고 CNBC에 말했다.

미국의 경제회복 흐름은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에서도 확인됐다. 고용지표는 실업사태 안정을 제조업 지표는 강한 확장세를 나타냈다. 고용지표 개선은 2일 발표될 예정인 3월 비농업 고용보고서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였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27일로 끝난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6만1000명 증가한 71만9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67만5000명을 웃돈 수치다. 그러나 시장은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갔고, 코로나19 이후 저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60.8에서 64.7로 상승했다. 10개월 연속 확장세다. 시장 예상치 61.7도 웃돌며 1983년 12월 이후 3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보제공업체 IHS마켓의 3월 제조업 PMI 최종치(계절 조정치)는 59.1로, 전월 확정치 58.6보다 상승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공격적인 부양책에 이날 시장이 활짝 웃었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인프라 지출안과 함께 내놓은 법인세율 인상이 기업의 수익과 주가 반등에 위협이 될 거란 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아마존 등 대기업을 저격하며 법인세율을 기존의 21%에서 28%로 인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세비타 서브레매니언(Savita Subramanian) 시장전략가는 CNBC ‘패스트머니(Fast Money)’에 출연해 “현재 시장은 인프라 지출안의 좋은 소식만 반영하고 있다. (법인세율 인상 등에 대한) 마이너스 가격은 지불하지 않았다고 본다”면서 “언젠간 값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를 환영하고 있지만, 이후 법인세율 인상 등의 여파로 조정세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미국 텍사스주 원유 시추시설. [사진=AP·연합뉴스] 

◆국제유가, OPEC+ 감산 완화에도 3.9% 급등
국제유가는 OPEC+ 회의 결과에 주목하며 최근 급락의 흔적을 지웠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29달러(3.9%) 급등한 배럴당 61.45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무너졌던 배럴당 60달러 선을 회복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북해 브렌트유도 2.12달러(3.4%) 오른 배럴당 64.86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은 OPEC+가 세계 경기 회복을 고려해 오는 5~7월 감산을 점진적으로 완화하기로 합의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참가국들은 5월 35만 배럴, 6월 35만 배럴, 7월 44만1000배럴씩 하루 감산량을 완화하기로 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1월부터 추진해 온 하루평균 100만 배럴 자발적 감산도 단계적으로 철회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자발적 감산을 오는 5월에는 25만 배럴, 6월엔 35만 배럴, 7월에는 40만 배럴 등으로 조정하겠다고 했다. 이는 오는 7월 말에 자발적 감산을 철회하겠다는 뜻이다.

산유국의 감산 철회에도 유가가 뛴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투자자들의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OPEC+가 감산을 철회할 거란 우려가 시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산유국들이 점진적, 단계적 감산을 결정하자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불확실성 해소로 해석한 것이다.

더프라이스퓨처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분석가는 “OPEC+가 얘기한 증산 규모는 매우 완만하기 때문에 늘어나더라도 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전 세계 활동이 되살아나는 만큼 증산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며 “OPEC+는 전반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에서 격리 조치 해제가 수요를 늘릴 것으로 예상돼, 전 세계 시장에서 원유가 계속 모자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금값은 달러 약세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2.80달러(0.8%) 오른 온스당 1728.40달러에 마감했다.

유럽증시는 유로존 경제지표 개선에 상승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75포인트(0.68%) 오른 3945.96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35.73포인트(0.59%) 상승한 6102.96으로,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23.67포인트(0.35%) 뛴 6737.30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지수는 98.83포인트(0.66%) 뛴 1만5107.17을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IHS마켓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62.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997년 6월 집계 시작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다. 국가별로 독일의 PMI가 66.6으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