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임성근 탄핵심판 돌입…증인채택 두고 공방
2021-03-24 17:11
24일 오후 변론준비기일 열어
"임성근 신문해야"vs"불필요"
재판부 조만간 공식재판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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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조만간 공식재판 돌입
이영진·이석태·이미선 헌법재판관 등 3명으로 구성된 헌재 수명(受命) 재판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가량 헌재 소심판정에서 임 전 부장판사 탄핵 심판에 대한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했다.
변론준비기일은 증거 제출 목록과 변론 방식 등을 정하는 절차다. 국회 측과 임 전 부장판사 측 대리인은 출석했지만 임 전 부장판사는 나오지 않았다. 준비기일이나 변론기일에는 당사자 출석 의무가 없다.
국회 측 대리인은 송두환·양홍석·신미용·이명웅 변호사가 맡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출신인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이 단장 역할을 했다. 임 전 부장판사 측 대리인으론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과 강찬우 법무법인 평산 대표변호사, 윤근수 법무법인 해인 대표변호사 등이 나왔다.
재판부와 대리인들은 탄핵에 이르게 된 사건 쟁점과 증거 등을 정리했다.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 핵심 사안은 △'세월호 7시간'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 관여 △민변 체포치상 사건 재판 양형 이유 수정·일부 삭제 지시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임창용 도박죄 약식명령 공판절차 회부 관여 등이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 등을 맡은 재판부에 의견을 전한 적은 있지만 "지위를 이용한 지시가 아닌 의견 제시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증인 채택을 두고도 양측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회 측은 재판 개입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판사 등 6명을 신청했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이미 형사재판에서 이들의 진술이 있었다며 2018년 그를 탄핵소추 대상으로 선언한 전국법관대표회의 참석자 1명이면 충분하다고 맞섰다.
임 전 부장판사를 불러 직접 신문할 것인지를 두고도 대립했다. 국회 측은 "혹시 모를 가능성이 대비해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임 전 부장판사 측은 "사실관계가 분명한 사건이라 당사자를 불러 새로 확인할 사항이 없다"고 반대했다. 또한 "진행 중인 임 전 부장판사의 2심 형사재판과 민사소송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2018년 전국법관대표회의 참석자들 가운데 특정 연구회 소속 비율을 따져 보겠다고도 했다. 탄핵소추에 이른 건 편향적 판단일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국회 측은 "해당 내용이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미칠 사항은 아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헌재는 이날로 준비 절차를 마치고, 증거가 정리되는 대로 본안 재판 날짜를 정하기로 했다. 이명진 재판관은 "재판 속행(계속)에 적법성 주장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가급적이면 빨리 하자는 게 재판부 생각"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임 전 부장판사가 지난달 28일 판사 임기가 끝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도 재판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정식 재판에는 9인 재판관 전원이 참여한다.
임 전 부장판사는 형사재판 1심에서 '직권 없이는 직권남용도 없다'는 법리에 따라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국회는 '위헌적 행위'라는 이유로 지난달 4일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헌정사상 첫 법관 탄핵소추안 통과였다.
헌재는 애초 지난달 26일 첫 준비기일을 열 예정이었으나 임 전 부장판사 측이 주심인 이석태 헌법재판관에 대해 기피 신청을 하면서 미뤄졌다.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피 신청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