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vs 진양산업…安·吳단일화에 희비 엇갈린 테마주
2021-03-23 16:01
'오세훈 테마주' 진양산업 22% 이상 상승··· 안랩은 -15%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기대에 건설사 주가도 일제히 상승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기대에 건설사 주가도 일제히 상승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야권 단일화 후보로 확정되며 테마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진양산업 등 이른바 '오세훈 테마주'는 급등한 반면 안철수 테마주는 곤두박질쳤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진양산업은 전 거래일보다 1650원(22.03%) 오른 9140원에 거래를 마쳤다. 8000원선에서 출발한 주가는 단일화 후보 발표 후 오전 한때 상한가에 근접한 973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진양그룹에 속한 다른 기업들의 주가들도 급등했다. 진양화학은 20.87%, 진양폴리는 14.21% 올랐다. 진양산업을 비롯한 진양그룹 종목들은 대표적인 오세훈 후보 테마주로 꼽힌다. 그룹 지주사인 진양홀딩스의 양준영 부회장이 오 후보와 고려대 동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주요 건설주 주가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오세훈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형 건설사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에 투심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GS건설(3.43%), 대우건설(2.42%), HDC현대산업개발(1.75%), 대림건설(1.22%) 등 주요 건설사 대부분이 1~3%가량의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안철수 후보 테마주로 분류되던 종목들은 급락했다. 안 후보가 창업한 정보 보안업체 안랩은 전 거래일보다 1만1500원(15.37%) 내린 6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안랩 주가는 이날 개장 직후부터 5%가량 하락세를 보였다. 안 후보는 안랩 지분 18.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써니전자 역시 전 거래일보다 835원(20.07%) 내린 3325원을 가리켰다. 써니전자는 과거 경영진이 안랩에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에 묶였다. 건설전문업체 까뮤이앤씨 주가도 21% 이상 급락한 2375원까지 내렸다. 까뮤이앤씨는 사외이사인 표학길씨가 과거 안철수 지지그룹 상임대표를 맡은 이력을 갖고 있다.
정치 상황에 따라 테마주가 급등락하는 일이 반복되며 금융당국도 증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오고, 제20대 대통령 선거도 1년 뒤 치러지며 테마주로 인해 증시가 들썩이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대선주자와 성씨가 같다거나, 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는 일이 대표적인 현상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은 지난 11일 열린 불공정거래 조사·심리기관 협의회에서 코로나19 및 재·보선 선거 관련 테마주 모니터링 대상을 종전 388개에서 406개로 늘렸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이달 초 정치인, 가덕도 신공항, 전기차 관련 종목 총 39건에 대해 시장경보조치를 발령하고 주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후보들과 연관된 테마주들의 경우 정책이나 산업 관련 테마주와 달리 명확한 근거 없이 상승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 펀더멘털이나 산업 전망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만큼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