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알래스카 회담]中 외교부 “회담, 화약냄새 가득”… 2차회담 1시간 만에 종료

2021-03-19 17:57
"2차 회담 3~4시간 걸릴 것" 예상했지만 1시간 겨우 넘겨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 참석한 중국측 대표단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미국과 중국이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고위급 1·2차 회담을 마친 가운데 중국 외교부가 이번 회담에서 많은 대립이 있었다고 밝혔다.

19일 베이징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미·중 고위급 회담에 '화약냄새'가 가득했다"며 이는 중국이 애초 바라던 건 아니라고 했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첨예했다는 의미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 대표단이 미국의 최북단에 있는 알래스카 도착했을 때 알래스카의 추운 날씨뿐만 아니라 주인인 미국이 손님을 대하는 (냉랭한) 태도도 느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이 어떠한 내정 간섭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이 분명히 알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날 열린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에서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각국을 대표해 자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치열했던 1차 회담을 마친 후 잠시 쉬는 시간을 갖고 오후 7시45분(한국시간 오후 12시45분)께 2차 회담을 재개했다.

오후 7시45분께 시작된 회담은 오후 10시(한국시간 오후 3시) 종료됐다. 외신들은 앞서  3~4시간 가량의 회담시간을 예상했지만 회담은 약 1시간 만에 끝이 났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양 정치국원과 왕 부장이 이미 회담이 열린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캡틴 쿡 호텔을 떠나 숙소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양측이 2차 회담에서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양측은 앞서 1차 회담 모두발언에서 신장 위구르자치구, 홍콩, 대만 인권 문제 등에서 서로를 맹비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미국 측 대표로 참석한 설리번 보좌관과 블링컨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신장과 홍콩, 대만 문제 등을 언급하며 중국의 '핵심이익'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자치구와 홍콩, 대만을 겨냥한 각종 탄압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이러한 중국의 행태가 "세계 안정을 유지하는 규칙에 근거한 질서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 정치국원은 모두발언에서 "신장, 홍콩과 대만 모두 분리될 수 없는 중국의 영토"라며 "미국의 내정 간섭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회담 직전 미국의 제재 발표에 대해 "우리는 미국 정부의 초청으로 이곳에 왔는데, 새로운 제재 조치를 발표하는 것은 손님을 맞이하는 방법이 아니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편 미·중 3차 회담은 알래스카 현지시간 19일 오전 9시~9시30분(한국시간 20일 오전 2~2시30분)께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