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내리고 대출금리 오르고…이자부담 늘어난다

2021-03-07 19:00
1월 예대금리차 1.85%…전월比 0.01%p 상향
이자소득 줄어든 상황에 가계부채만 늘어

[사진=연합뉴스]

은행의 예금과 대출 간 금리 차이가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 지속에 따라 이자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가계부채만 크게 늘어 차주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예대금리차는 1.85%로 전월보다 0.01% 포인트 증가했다. 1년 전보다는 0.2% 포인트나 뛴 수준이다. 예대금리 차는 전체 대출(기업+가계) 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것을 뜻한다.

예대금리 차가 벌어진 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 상승세가 훨씬 가팔랐기 때문이다.

그간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한때 1.6% 포인트까지 격차를 좁혔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이후 은행들이 정부의 지침에 따라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신용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했지만, 예·적금 금리는 오히려 떨어지거나 기존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 1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0.87%로 전달보다 0.03%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대출금리는 2.72%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가계대출은 기업대출보다 상승폭이 더 컸다. 코로나19에 따른 초저금리 기조 지속에 따라 지난해 8월 2.55%까지 떨어졌던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1월 2.83%까지 상승하며 5개월 만에 0.3% 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시장금리 상승도 대출금리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은행이 정한 가산 금리를 더해 산정되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해 7월 말 0.761%에서 지난달 말 기준 0.856%로 반년 새 0.095% 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면 수신금리의 경우 지난해 6월 이후 0%대로 떨어진 뒤 1%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수신금리 역시 시장금리에서 예치비용·예금보험료·마진 등을 빼는 방식으로 산정되는데, 시장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예대금리차 확대 기조가 지속되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저금리로 저축을 통해 얻는 이자소득은 줄어든 반면, 대출이자 상승폭은 커져 빚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급증한 가계대출 규모도 차주들의 빚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에서 나간 가계 빚은 1630조2000억원으로 3개월 새 44조원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예적금에서는 자금 이탈이 지속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자소득은 줄고 가계부채는 크게 늘어 이차수지(이자소득-이자지출)의 적자는 더 커진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탓에 수신액이 늘어 예금금리를 상향 조정하지 못한 영향도 있다”며 “시장금리 오름세에 따라 대출금리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이러한 기조가 지속된다면 예대금리차 확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