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합의금 아직도 조 단위 시각차"

2021-03-05 14:51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이 제안하는 합의금과 자사가 원하는 배상액의 금액 격차가 조 단위로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수입을 향후 10년간 금지한 판결문 원문을 일반에 공개된 이후 컨퍼런스콜(IR)을 열고 이 같이 설명했다.

한웅재 LG에너지솔루션 법무실장(전무)은 "지난 2월10일(미국 현지시간) 최종 판결 이후 SK에 협상을 재개하자고 건의했지만, SK에서는 지난 한 달간 제안을 받은 적도 없고 반응도 없었다"고 밝혔다.

LG가 줄곧 강조하고 있는 합의금 산출 기준은 미국 연방비밀보호법(DTSA)이다. 이 법에서는 △실제 입은 피해 및 부당이득, △미래 예상 피해액 △징벌적 손해배상 △변호사 비용 등 크게 4가지 산정기준에 의거해 배상받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한 전무는 "미국 연방비밀보호법 기준에 따라 SK와 지난해부터 협상했고, 향후에도 이 기준은 일관되게 유지될 것"이라며 "양사가 고려하는 합의금 산정 차이는 시장에 알려진 대로 조 단위 차이가 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SK가 제안한 합의금과 (우리가 고려한) 금액 간 차이가 너무 컸다"며 "다만 SK가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제안을 갖고 협의에 임한다면, 합의금 산정 방식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연하게 고려해 협상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는 LG와 SK가 현금, 현물, 지분, 로열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합의를 시도할 수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SK와의 합의금을 현대차 코나 배터리 리콜 분담에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전무는 "만약 그런 의도라면 SK와의 합의금을 전액 일시금으로 받아 합의해야 할 것"이라며 "저희가 침해당한 가치, 미래 입게 될 피해를 정당하게 보상받는 것이 중요하지 반드시 현금으로 보상받아서 코나 리콜 충당금 비용을 막겠다는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ITC는 총 22가지 영역에 걸쳐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내용이 담긴 최종 결정문을 공개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자사와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이 달라 영업비밀을 침해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진=백승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