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코로나 세계'...WHO "올해 말 팬데믹 사태 종식, 비현실적"

2021-03-02 10:31
전 세계 확진자 7주만 증가세...각국 방역조치 완화 여파

코로나19 사태가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국제보건기구(WHO)의 우려가 나왔다. 백신 접종을 비롯한 각국의 방역 노력에도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등으로 전 세계 신규 확진자 수가 7주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연말까지 코로나19 확산세를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은 '섣부르고 비현실적'(premature and unrealistic)"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보급 이후 각국에서 나타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한 발언이다. 라이언 팀장은 이어 "현재 전 세계의 유일한 초점은 코로나19 확산세를 가능한 한 낮게 유지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우리가 영리하게 대응할 때에만 입원·사망과 같은 비극을 연말까지 끝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화하는 전염병 상황에선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다"면서 "현재 바이러스는 상당히 통제되고 있으며, 백신이 사망과 입원뿐만 아니라 전파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면 팬데믹(대유행)을 통제하는 쪽으로 속도를 낼 것이라 믿는다"고도 덧붙였다.
 

마이크 라이언 국제보건기구(WHO) 긴급대응팀장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다만, 뒤이어 마리아 밴 커코브 WHO 코로나19 기술팀장은 "전 세계 신규 확진자 수가 7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하며 "바이러스를 방치했을 경우 재확산할 것이라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WHO 집계에 따르면, 유럽중부시간(CET) 1일 오후 4시3분 기준 전 세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동안 34만7981명이 늘어 누적 1억1382만68명을 기록했다. 누적 사망자는 252만7891명이다.

현재 전 세계 일일 확진자 수는 앞서 정점 수준이던 지난해 12월20일(84만3348명)과 올해 1월10일(83만6372명)보다 절반 이상 줄었지만, 이후 지난달 16일 22만9542명까지 줄어든 이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대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실망스럽지만 놀랍지 않은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현재 WHO가 확산 증가세에 대한 이유를 찾고 있으며 급증 사례의 일부는 각국의 '공중 보건 조치 완화'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아드하놈 사무총장은 이어 특별한 방역책 없이 백신에만 의존하는 전략이 위험하다고 지적하며 기본적인 방역 대책의 중요성과 함께 선진국의 백신 독점 시도를 비판하고 빈곤국을 위한 국제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의 역할도 재차 강조했다.

같은 날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그간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보건 당국의 경고가 나왔다.

1일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최근 일주일 간 미국의 평균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전주 대비 2%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하고 최근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완화한 주(州)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우리가 코로나19로부터 사람들을 지키려고 권고한 엄격한 공공보건 조치를 점점 많은 주에서 되돌리고 있다는 보도에 걱정이 크다"면서 "잘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효과가 검증된 공공보건 예방 조치를 계속해서 적용해달라"고 촉구했다.
 

1일(현지시간) WHO(국제보건기구)가 집계한 전 세계 코로나19 현황. 위는 확진자 추이, 아래는 사망자 추이. [자료=WHO(국제보건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