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오를까]① "TV도 안 보는데"…KBS, 수신료 인상 착수 논란

2021-02-25 08:00

[사진=KBS 제공]

KBS가 수신료 인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으나 여론의 반발이 거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BS는 지난달 27일 수신료를 현재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인상하는 조정안을 이사회에 상정했다.

KBS는 최근 사보에서도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밝혔다. 2월호 사보에서 41년째 수신료가 동결된 점을 언급하며 첫해 수신료와 같은 금액이었던 월 신문 구독료는 그동안 월 2만원으로 8배나 뛰었다고 강조했다. 같은 기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7배, 가구당 통신비 지출이 28배로 늘어난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해 여론은 부정적이다.

지난 10일 미디어리서치가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 KBS 수신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7.1%에 불과했다. 오히려 수신료 폐지 의견이 44.2%로 가장 많았다. 현행 수준 유지가 32%, 수신료 인하는 15.6%였다.

최근 KBS 내 억대 연봉자가 전체 직원의 46.4%에 이르고, 억대 연봉 무보직자는 1500여명에 달한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여론은 고개를 돌렸다. 이달 초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용자가 "아무리 뭐라 해도 우리 회사는 정년 보장된다. 밖에서 직원들 욕하지 말고 능력 되고 기회 되면 입사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공분을 산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신료 인상뿐 아니라 수신료 징수에 대한 거부감까지 커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KBS 수신료를 내지 않는 방법에 대한 글이 확산되기도 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주로 이용하느라 TV를 시청하지 않거나, TV를 보유하지 않는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수신료 인상까지 논의되며 반발 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실제 수신료 환불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로 확인됐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KBS 수신료 환불 민원은 3만6273건에 달했다. 지난 2016년 1만5746건, 2017년 2만246건, 2018년 3만5531건, 2019년 3만5765건 등 최근 5년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수신료 인상안이 KBS 이사회를 통과하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심의에 착수하게 된다. 방통위 심의를 거쳐 국회를 통과하면 KBS는 인상된 수신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