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 부담에 금리+중화권 증시 악재 겹쳐…시장 변동성 경계 유지 필요"

2021-02-25 00:30
"금리 등락 상관없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증권가에서는 24일 코스피가 3000선 아래로 급락 마감한 데 대해 밸류에이션 부담과 금리 이슈, 중화권 증시 악재 등이 섞여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친 결과로 해석했다. 그동안 한국 증시가 가파른 상승폭을 보이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속됐던 상황에서 중국 등 글로벌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까지 더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 변수 자체가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23일(현지시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채권 금리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코스피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장 중심이 되는 경기 불확실성이 유입된 상황에서 금리 변수 자체가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금리 상승도 금리 하락도 모두 밸류에이션 부담을 가중시키는 이슈"라고 말했다.

밸류에이션 부담 이슈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증시에도 영향을 끼쳤다. 중국 증시는 밸류에이션 부담 이슈가 이어진 주류업종이 급락하자 약세를 보였다. 이에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9% 하락했다.

홍콩 정부는 이날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국민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인지세율을 기존 0.10%에서 0.13%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가 인지세율을 인상한 것은 1993년 이후 28년 만이다. 이 같은 소식에 홍콩항셍지수는 장 중 3%가 넘는 하락률을 보이기도 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주류업종이 급락하자 낙폭을 확대했는데 주류업종 하락은 밸류에이션 부담 이슈가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 증시 약세가 한국 증시 전반에 걸쳐 매물 추회 욕구를 자극해 외국인의 순매도가 확산하며 재차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이 이날 1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 공급을 단행해 시장 불안감을 진정시켰으나 최근 금리 상승, 밸류에이션 부담 가중, 차익 매물 출회라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춘제(春節·중국 설) 이후 밸류에이션 부담 중심에 있는 주류업종의 변동성 확대가 이어졌듯이 코스피에서도 제약과 바이오, 자동차, 2차전지, 인터넷 등이 하락의 중심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밸류에이션 부담을 덜어내거나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해야 최근 조정 국면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최근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빠르게 상향 조정되면서 당초 2600선으로 추정됐던 지지선이 2700선 후반, 2800선 초반으로 상향 조정됐다"며 "예상보다 조정이 깊지 않을 수 있지만 당분간 시장 변동성에 대한 경계 심리는 유지하거나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이익 전망치 상향에 따라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극복이 가시적으로 확인될 경우 단기 채권수익률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고 이 상황은 펀더멘털 강화로 해석돼 주식시장은 본격적인 실적 장세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장 기업의 가시적인 실적 개선이 확인될 경우 내년 및 2023년 이익 전망 상향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은 완화되고 주식시장 고평가 우려를 희석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