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조사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발병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하자 중국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14일 주미중국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WHO 복귀를 환영한다”면서도 “WHO는 보건 분야에 권위 있는 국제기구이지, 마음대로 들락날락할 수 있는 유원지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은 최근 WHO 등 다자기구의 영향력을 심각하게 약화시켰고, 코로나19 국제협력에 중대한 해를 끼쳤다”며 “그러면서 미국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WHO와 WHO를 지원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을 비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미대사관은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이 세계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느냐”며 “미국은 향후 투명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정당한 책임을 통감하고 실제 행동으로 WHO를 지원해 코로나19 국제 협력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미대사관에 이 같은 성명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모든 자료를 WHO에 제공하라고 촉구한 뒤 나왔다.

앞서 WHO는 코로나10 기원 조사를 위해 우한을 방문했고, 한 달간의 현장 조사 끝에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원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이와 관련 12일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등 외신은 중국이 WHO국제 조사단이 요청한 세부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WHO가 2019년 12월 우한에서의 코로나19 확진 사례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중국이 이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단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중국의 대응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중국은 발병 초기 시점부터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코로나19 조사의 초기 결과물들이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중국 측의 조사 결과가 WHO 조사팀에 전달된 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