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코로나19로 국경 봉쇄 1년째...식량ㆍ생필품 부족 심각

2021-02-09 14:10
국제사회에 백신공급 요청한 만큼 선택적 제재 해제 기대감

 

지난해 7월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차단을 국경봉쇄를 강화하자 외국인들이 평양을 빠져나가는 모습. 알렉산드라 마체고라(왼쪽) 주북 러시아 대사가 이들을 전송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해 1월부터 국경을 봉쇄하면서 각종 물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인터뷰를 통해 "국경봉쇄가 길어지면서 평양에서 밀가루, 설탕 등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사기 어려워졌다"며 "겨우 맞는 옷과 신발을 구해도 가격이 봉쇄 이전보다 3∼4배 비싸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의약품이 부족한 점"이라면서 국경 봉쇄로 대사관 직원 및 자녀들도 기본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마체고라 대사는 "중국, 러시아 등으로부터 코로나 19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실시된 북한의 국경봉쇄로 지금까지 북한으로 들어온 외국인이 없고, 북한 내 외교관과 직원들이 대규모로 북한을 떠나 많은 대사관이 활동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또한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 당국은 코로나19가 북한에서 발생할 때를 대비한 충분한 의료기반시설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은 철저한 코로나19 유입 차단이라는 것을 공공연히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 1월부터 국경을 접한 중국과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물품은 물론, 인적 교류도 차단하고 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서다. 특히 북한은 접경지역에 접근하는 사람은 물론 동물들까지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릴 만큼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이 물적·인적 교류 차단 조치를 내리자 정부도 올해 추가 지원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2021년 기부금 내역'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지난해 1월 기준 573만 달러의 대북 지원을 약속했지만 올해는 대북 공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2월 세계보건기구(WHO)의 '북한 모자보건 분야 의료지원 사업'에 대한 지원을 결정하고 500만 달러의 기금 지원을 확정했지만 이 중 100만 달러만이 집행됐다. 또한 북한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한국의 쌀 5만 톤(t) 지원도 거부했다. 이에 통일부는 북한 쌀 지원을 위해 WFP에 송금한 1177만 달러를 지난해 12월 전액 환수했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이 국제사회에 백신 공급 조달을 요청했고, 북한 내부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조만간 물품 지원을 위한 해제 조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유엔도 북한의 봉쇄조치가 풀리는 대로 식량 지원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WFP 사무총장은지난 8일 평창평화포럼에 참석해 "우리는 봉쇄가 풀리는 대로 예전 수준의 활동을 재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