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해 회복을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당정이 5일 대정부질문에서 맞붙었다. 정치권은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확대재정 요구를 계속하고 있지만, 당국은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 당국으로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고민은 불가피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 문제는 공감했다.
  우선 정부는 코로나19 피해 회복에 있어 당국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정치권의 지적을 요목조목 반박했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열린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지난해 네 번의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정부 재정 67조원을 썼고 금융 지원 등 310조원의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법과 제도 범위 내에서 재정 지원을 하건 금융 지원을 하건 세제 지원을 하건 다양한 노력을 통해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눈물을 닦아드리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의 확대 재정 요구에 "재정 당국의 시각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어 "재정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재정수지나 국가채무 또는 재정 건전성 문제를 같이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도 헤아려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국가의 곳간 못지않게 국민의 곳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에둘러 확대 재정을 요구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질의에 대한 반박이다. 김 의원 발언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재정을 더 풀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간 민주당은 줄곧 국가가 재정 확대를 통해 경제 살리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추경을 통한 4차 재난지원금 지급 의지를 재차 강조했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민주당 지도부는 홍 부총리를 겨냥한 공세를 퍼부었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기재부가 어려움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기재부 판단만 옳다' '최종판단이다' 이런 자세는 헌법 원칙에 벗어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선별 지원과 전 국민 보편 지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4차 재난지원금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바 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보상 문제도 등장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피해 회복 지원과 관련해 "정부의 방역과 관련한 행정명령 때문에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 대해 응당 보상을 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다만 "당장 보상하기는 어렵지만 헌법 정신을 기초로 해서 정부 차원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영업 제한·금지 조치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손실보상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일부 법안들은 발의돼 정부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3차 확산 피해 대응을 위해서는 현재 지급 중인 3차 재난지원금과 함께 추가 재난지원금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정 총리는 "손실 보상 (제도화를) 확립하기 전에는 4차 지원금이라도 마련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전했다.

홍 부총리 역시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맥을 같이 했다. 그는 "3차 재난지원금 규모가 충분하지 않고 사각지대가 여전히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피해가 집중된 계층에 대해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고 하면 더 지원할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