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VS국민, '리딩금융' 경쟁 초박빙

2021-02-03 18:14
지난해 실적 발표 앞두고 긴장감
전망치 신한이 200억 가량 앞서
일각 국민 1위 탈환 가능성 점쳐

[사진=아주경제 DB]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코앞으로 다가온 작년 연간실적 발표를 앞두고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양사 중 누가 '리딩 금융‘ 자리를 꿰찰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초박빙 경쟁구도가 지속 중이기 때문이다. 일단 2019년 상당 폭 벌어졌던 실적 격차가 좁혀질 건 거의 확실시된다.

3일 투자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가 집계한 양사의 작년 순이익 전망치는 신한금융 3조5081억원, KB금융 3조4880억원이다. 신한이 200억가량의 근소한 차이로 KB를 앞서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 정도 차이는 실제 발표에서 뒤집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KB실적이 3조5635억원으로 신한(3조5251억원)을 앞지를 거란 전망을 내놨다. KB가 리딩금융으로 올라서면 3년 만의 1위 탈환이다.

전체적인 기조 자체는 양사 모두 맑다. ‘코로나19’란 변수에도, 비은행 부문 개선 등에 힘입어 무난한 성장 흐름을 이어갔을 것으로 전망된다. FN가이드 추정치만 놓고 보면 신한은 3.1%, KB는 5.3%의 성장을 각각 이뤄냈다.

신한 실적의 뒷배경은 ‘이자 외 수익’이다. 신한은 비은행 자회사의 기여도가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높다. 카드와 보험, 캐피털 등이 매 분기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사모펀드 사태로 부진했던 증권부문 수익성 개선도 가시화되는 중이다.

KB는 사모펀드 악재를 비켜간 게 가장 큰 호재다. 이에 작년 4분기에도 사모펀드 관련 추가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푸르덴셜생명 편입 효과도 본격화된다. 따라서 4분기 실적 자체는 KB가 신한을 앞설 게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승자를 가를 핵심은 4분기에 발생한 ‘1회성 비용’ 규모다. 각 지주별 희망퇴직금 및 충당금 규모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신한이 4분기 사모펀드 관련 손실을 1000억원 이상 반영하고, 코로나 관련 충당금도 1300억~1400억원 더 쌓을 거란 전망을 내놨다. KB는 희망퇴직비용 약 1500억원을 비롯해 5000억원 수준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결국 충당금을 얼마나 더 쌓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이라며 “올해도 비은행권 자회사를 주축에 둔 치열한 실적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는 4일, 신한은 5일에 각각 실적을 발표한다. 양사 외 하나금융, 우리금융도 5일 실적을 발표한다. DGB·BNK 등 지방 금융지주 발표는 8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