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세훈 “소상공인 대상 이자‧수수료‧담보 3無 대출”

2021-02-03 05:10
서울시장 후보 릴레이 인터뷰 오세훈편 ②
“모든 지상철 지하화해 ‘슬세권’ 조성할 것”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자 없고, 수수료 없고, 담보 없는 3무 대출을 보증하겠다. 한 달치 임대료를 지원하는 것보다 빈사 상태에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훨씬 더 큰 혜택이 될 것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일 광진구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시장 후보 릴레이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으로 3무 정책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올해 예산을 보니 700억원을 확보해 2조원을 보증한다고 한다. 이걸 2배로 늘리겠다”고 했다. 이자와 수수료, 담보 부담이 없는 4조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해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열어주겠단 것이다. 이자와 수수료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이 부담한다는 계획이다.

오 전 시장의 공약은 이렇듯 ‘방법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른 후보들이 ‘5년간 XX만호 공급’ 등의 부동산 정책 목표를 제시할 때 오 전 시장은 “2종 일반주거지역 7층 제한을 폐지하겠다”고 얘기한다.

“7층 높이 제한 때문에 경제성이 없어서 (민간이) 주택을 새로 안 짓는 거다. 경제성이 있어야 사업에 몰려들지 않겠나. 이 규제를 한시적으로 없애면 ‘집 짓자’는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건축 경기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재선 서울시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안다는 게 그의 강점이다.

-서울시장 후보로서 본인의 강점으로 ‘경험’을 내세웠다. 오세훈이 1년간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예를 들어 얘기하면 실감날 것이다. 저는 주택 몇십만호 공급 이런 공약이 없다. 대신 ‘2종 일반주거지역 7층 높이 규제를 없애겠다’고 공약했다. 전문적으로 보여도 설명을 들으면 이해가 갈 것이다. (민간이) 7층 높이 규제 때문에 경제성이 없어서 집을 새로 안 짓는 거다. 경제성이 있어야 사업에 몰려들지 않겠나. 이 규제를 한시적으로 없애겠다. 그러면 아마 서로가 의논해서 모여서 ‘집을 짓자, 규모를 크게 해서 짓자’ 이런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다. 건축 경기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생기게 된다. 저는 이런 방법론을 얘기한다.”

-또 다른 예를 든다면.

“서울시청 내에 주택국과 도시계획국이라는 상반된 기능을 가진 조직이 있다. 그걸 한시적으로 통폐합하겠다. 주택국은 주택공급 기능을 하고, 도시계획국은 주변 경관 등을 명분으로 이를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이 조직들을 한시적으로 통합하면 일사불란 (주택공급) 움직임에 도움이 될 거다. 예를 들어 인‧허가에 한달 걸리던 게 일주일 만에 될 수 있다. 신속주택공급이란 이름을 붙여서 1탄을 발표했다. 이건 법령 개정 사항이 아니다. 시의회가 반대할 수 있는 사항도 아니다. 시장의 재량으로 바로 할 수 있다.”

-서울시내 모든 지상철을 지하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규모가 굉장히 큰 사업이다. 일각에선 대선주자급 공약이라고 한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많이 나왔던 공약이다. 한 지역 국회의원의 역량으로 실현될 수 있는 그런 정도 난이도의 공약이 아니다. 서울 시내 전역 거의 절반 정도 자치구에 운행되는 지상철이다. 특히나 중앙정부 다시 말해 국토교통부와 아주 긴밀하게 협업이 되지 않으면 실현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장이 해야되는 공약인 게 맞다. 대선주자들은 이거에 관심이 없을 것이다. 대선주자급 공약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서울시 공약을 별도로 신경 쓰겠나. 서울시장 공약이 맞고, 언젠가는 해야될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지상철 지하화의 이점으로 강남‧북 균형발전을 언급했다.

“지상철 주변이 너무나 낙후돼 있기 때문에 불공평하다. 특히 강남이나 중구 같은데 상업지역이 많다. 상업지역이 많은 곳엔 세수가 많고 재원이 풍부하다. 열악한 자치구일수록 상업지역이 작고 지상철 때문에 지역개발이 늦춰지고 있다. 늦춰진다기보다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지상철을 지하화하면 낙후지역일수록 혜택을 많이 본다는 차원이다. 비강남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1년짜리 시장은 추진하기 힘들다. 밑그림 정도 그릴 수 있을 거다. 5년쯤 하면 본격적으로 착수할 수 있을 것이다. 3선 정도하면 완성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렇게 마련된 부지는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구간마다, 지형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도로로 쓰일 수도 있고, 녹지공원을 만들 수도 있다. ‘슬세권(슬리퍼+역세권)’이란 표현을 쓰는데, 슬리퍼를 신고 걸어갈 수 있는 권역 내에 모든 생활 편의시설이 배치돼야 한다. 쇼핑, 영화, 공연, 카페, 식당 이런 것들이 슬리퍼를 신고 도달할 수 있는 15분 거리 내에 분포할 수 있으면 그게 제일 좋은 생활 도시계획이다. 생활 도시계획이란 표현을 처음 썼는데, 슬리퍼를 신고 갈 수 있는 슬세권 내에 모든 생활 편의시설이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공간이 없다. 지상철이 지하로 들어가면 지상 공간에 녹지 공간, 생활 편의시설, 생활 문화예술시설을 마련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도로로도 쓰는 등 선형공간에 의미가 생긴다. 또 지상철 주변이라 발전 안 된 곳에 과감하게 용적률 인센티브를 줘서 상업지역으로 개발할 수 있다. 그러면 거기에서 개발비용도 마련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책이 시급하다. 시장에 당선된다면 어떻게 대처할 건가.

“제일 먼저 할 일은 업종별 코로나19 매뉴얼을 만드는 거다. 업종별로, 업태별로 영업활동을 하는 시간도 다르고, 영업방식도 다르다. 한 100가지 정도의 업태에 대해 매뉴얼을 만들면 유사한 성격을 가진 업종에 다 적용이 된다. 식당 다르고, 까페 다르고, PC방 다르고, 당구장 다르고, 체육시설 다르지 않겠나. 그 특징에 맞춰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달리 하는 거다. 사실 코로나19 발생 후 1년 정도 지났으면 이런 매뉴얼이 지금쯤 만들어지는 게 정상이다. 그렇게 되면 거리두기의 효율성을 높이고 매출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PC방은 오후에 열어서 저녁 늦게까지 해라. 대신 이러이러한 거리두기 원칙만 지켜라’고 하는 식이다. 어제 체육학원에 갔는데 ‘식당에선 밥까지 먹는데 여기선 마스크 안 벗는다. 근데 오후 9시에 영업을 끝내라는 이유가 뭐냐. 식당에서 밥 먹는 거만 보면 화가 난다’고 하시더라. 맞는 얘기다. 학원에서는 마스크 벗을 일이 없지 않나. 마스크를 낀 상태에서 업태별 매뉴얼을 만드는 거, 이게 사실 당연한 거 같지만 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행정 노하우를 갖고 승부를 하겠다.”

-중소‧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할 건가.

“조만간 구체적 내용을 발표할 거다. 서울시에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이라고 하는 기구가 있다. 이자가 없고, 수수료가 없고, 담보가 없는 3무 정책을 발표할 거다.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이자와 수수료를 부담하는 거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올해 예산을 보니 700억원 확보해서 2조원을 보증하겠다고 한다. 이걸 2배로 늘리겠다. 한 달치 임대료를 지원하는 것보다 이렇게 하는 게 빈사 상태에 있는 중소‧자영업자에게 훨씬 더 큰 혜택이 될 거다.”

-오세훈의 화두로 ‘미래’를 언급했다. 저출산 고령화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저출산 고령사회는 우리에게 다가온 현실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에도, 프랑스의 경우에도 저출산 고령사회를 극복하기 위해서 엄청난 재원을 투입하고 노력했지만 시대적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역부족이란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런 상황에서 우리의 일자리, 복지, 교육 정책은 어때야 하는지 준비하는 게 훨씬 더 긴요한 필요성이 있다. 미래 정책이라는 화두를 놓고 시름하다 보니 이런 시대적 흐름을 되돌리는 것은 정책적으로 쉽지 않겠다는 판단을 했다. 저출산 대책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겠다는 게 아니다. 출산 장려책을 펴고, 어르신들을 돌봐야 한다. 다만 생산가능 인구는 적어지고 복지 수요가 높은 연령대가 늘어나는 건 분명한 현실이다. 그래서 사실은 예산을 아껴 써야 되고, 합리적 예산 투자가 필요한 건데, 이 정부는 거꾸로 가는 정부다. 그런 안타까움이 있다.”

-오세훈의 대책은.

“저출산 고령사회를 예상한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 교육 개혁을 해야 되고 하이테크놀로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청년취업사관학교 만들어 최첨단 과학기술에 알맞은 인재를 공급해야 한다. 복지는 최대한 예산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형태의 복지가 필요하다. 똑같은 액수를 전국민에게 나눠주는 게 아니라 꼭 필요한 경제적 취약층에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안심소득을 제안했다. 나중에 발표가 될 거다. 서울시에서 안심소득 시범사업을 하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 되면 생길 수 있는 일자리 대량감소에 대비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저출산 고령사회 현상을 극복하고 아이를 많이 낳도록 하는 정책이 한 줄기가 있다면, 또 다른 한 줄기는 저출산 고령사회를 기정사실로 하고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저출산 고령사회 현상에 적응하면서 국가경쟁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교육의 영역에서, 일자리 정책에서, 복지의 영역에서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