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했다’ 중소 증권사 실적 ‘훨훨’
2021-02-03 00:10
지난해 거래량 급증으로 대형증권사들의 이익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외화유동성 관리 및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강화를 골자로 하는 새로윤 규제정책을 내놓으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쟁력 또한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898억원을 달성하며 2년 연속 사상 최대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40억원이다. 각각 전년대비 70.5%, 78.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세전이익은 1128억원으로 2008년 증권사 전환 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한양증권도 실적이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42억원, 4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1%, 107.3% 증가했다. IB의 수익 비중이 크게 증가한 점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IB 수익은 전년 대비 65%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도 증권사들의 양호한 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작년부터 나타난 머니 무브의 지속에 따라 증권업계 브로커리지, 자산관리(WM), 신용이자 등 리테일 관련 수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안정화에 따라 투자형 IB도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쟁력은 정부의 규제 시행으로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새로운 규제로 인해 중소형 증권사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외화 유동성 관리 제도는 비은행권의 외환익스포져 급증에 따른 리스크 확대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마련의 경우 증권사가 국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시 지켜야할 모범규준을 마련하여 오는 3월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이다.
정 연구원은 “이같은 규제들은 해외 익스포져가 적은 중소형사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전망”이라며 “외화 자산이 많은 대형 증권사들은 신규 대체투자 집행 이전에 보유한 자산에 대한 관리 강화를 먼저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규제로 대형 증권사들의 거래대금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유동성 랠리가 끝난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의존도가 낮은 중소형사들이 이익 안정성 면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