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층간소음'…건설사 "잡아야 산다"
2021-02-03 08:00
건설사 기술경쟁 뜨거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살인 충동을 일으키는 '층간소음'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도 관련 특화 설계 마련과 방지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각 건설사는 층간소음 대응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자체적으로 층간소음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시공 현장에서 품질관리에 나서고 있다.
현장에서 △회전 레이저 계측을 활용한 바닥슬래브 평활도 관리 △완충재 내부 품질기준 관리 △바닥슬래브 구조 소음 측정을 통한 바닥마감 공사 후 층간소음 영향 예측 △3D 스캐너·광파기 활용 바닥슬래브 두께 품질관리 등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확보된 기술은 지속적인 실험과 검증을 통해 공동주택 건설 현장에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갈 방침이라고 삼성물산 측은 밝혔다.
현대건설은 층간소음 15가지 저감기술인 'H사일런트홈'을 올해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튼튼한 골조 △고성능 특화 바닥구조 △최첨단 소음 예측기술 △시공관리와 품질점검 △층간소음 알림시스템 등이 포함됐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는 지난해 3중으로 층간소음을 잡아내는 노이즈 프리 바닥구조를 개발, 특허를 출원했다. 성인과 아이들의 발걸음이 바닥에 미치는 충격 패턴을 분석해 중량 충격음을 기존 60㎜ 차음재를 사용한 완충구조보다 소음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건설업계는 논란이 일기 훨씬 전부터 층간소음 설계에 나섰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6년 이미 층간소음을 잡아내는 새로운 바닥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 습식 바닥시스템에서 기포 콘크리트를 걷어낸 반건식 바닥시스템으로 층간소음 저감, 단열효과 증대의 효과가 있다.
건설업계가 다양한 측면으로 층간소음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의 제도 개정이 있지 않은 이상은 문제를 손쉽게 개선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층간소음은 바닥두께와 들어가는 소재의 등급이 중요한데, 비용의 문제라 건설사 입장에서도 난감한 부분이 있다"며 "비쌀수록 좋은 소재, 두꺼운 바닥시공이 가능하다. 정부가 제도를 바꾸지 않는 이상 건설사에서 나설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