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윤주 "'세자매', 연기 생활의 전환점"
2021-01-25 18:58
"18살에 모델로 데뷔, 늘 '찍히는 사람'이다 보니 '찍는 사람'의 마음이 궁금해 서울예대 영화과에 진학했어요. 학교에 다니면서 촬영도 하고 연기도 해봤지만, 당시엔 '연기'에 큰 열정은 없었어요. 패션에 미쳐있었거든요. 30대 중반을 맞던 때, 영화 '베테랑'을 만났어요. 즐겁게 '미스봉' 역을 찍고 나니 이후 비슷한 캐릭터가 줄줄이 들어오더라고요. 전부 고사했어요. 연기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진지하고 신중하게 생각하게 됐죠."
18살에 데뷔, 20여 년 간 톱 모델의 자리를 지켰던 장윤주(41)는 타고난 입담으로 방송계를 휘어잡더니 스크린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베테랑'에서 특유의 발랄한 매력을 뽐낸 그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기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했고, 영화 '세자매'를 만나게 됐다.
"연기적으로 고민하던 때, '세자매'를 만나게 됐고 제겐 정말 큰 전환점이 되었어요."
영화 '세자매'(감독 이승원)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 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장윤주는 막내 미옥 역을 맡았다. 슬럼프에 빠진 극작가인 그는 술로 괴로움을 달래며 거침없는 언행으로 남편과 의붓아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글도, 가족들에게도 잘해보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실수를 반복하고 꼬이기만 해 속이 상하는 인물이다.
장윤주에게 영화 '세자매'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실제로도 세자매 중 막내인 그는 세자매와 미옥의 갈등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연기적으로도 깊이 고민하고 있을 무렵 만나게 된 '세자매'와 '미옥'은 장윤주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든든한 지원군이 되기도 했다.
"첫째 언니가 김선영이고, 둘째 언니가 문소리라니. 연기로는 정평이 나있는 분들의 동생이 되는 건데. 언니들과 어떻게 하면 어우러질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결정할 때부터 (문)소리 언니가 저의 고민을 많이 들어주셨고, (김)선영 언니가 연기적인 디테일을 봐주셨죠. 언니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장윤주는 '미옥'이 되기 위해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얼룩덜룩한 탈색 머리에 화려한 패턴과 색깔의 카디건을 걸친 히피룩을 입고 나니 한결 '미옥'과 가까워진 듯했다.
"처음 미옥을 접하고, 추상적이고 희미한 그림이 그려졌는데 가까운 친구가 '머리를 탈색하면 어떨까?' 제안했어요. 순간 번뜩 미옥의 얼굴이 그려졌고 메이크 오버를 시작했죠. 모델 활동을 하면서 제 안에 이미지가 주는 '레드썬'이 있거든요. 몸이 바뀌어야 몸이 움직이고 마음도 움직여서 외모적인 부분들을 바꿔나갔고 점차 미옥을 완성해나갔죠."
모델로서의 이미지와 커리어를 완전히 내려두고 신인 배우의 자세로 작품에 임했다. '미옥'이 되는 순간, '장윤주'의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의 마음가짐은 영화와 캐릭터에 고스란히 묻어났고 스크린 속엔 온전히 '미옥'만이 남게 됐다.
"모델로서, 예능인으로서 보여준 모든 걸 없애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했어요. 모든 걸 내려놓자고 다짐했죠."
외적인 변화를 거치고 나니 내적으로도 미옥에 한 걸음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그의 연기 선생님이 되어준 배우 김선영은 장윤주에게 "'미옥'을 사랑하라"라는 첫 번째 가르침을 남겼다. 장윤주는 오랜 시간 '미옥'을 들여다보았고 조금씩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미옥'을 사랑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그를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생겼어요. 나는 나를 믿지 못해도, '미옥'이 되는 순간만큼은 그를 사랑해주자. 미옥이를 믿자고 생각했죠."
장윤주는 미옥을 찬찬히 살폈다.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는 첫째 언니와 매사 완벽한 둘째 언니 아래 제대로 사랑받지도 못한 채 성장한 그는 막무가내로 굴며 사람들을 곤욕스럽게 하지만 실은 누구보다 마음이 약한 인물이다.
"먼저 소리 지르고 막무가내로 구는 사람들을 보면 실은 약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잖아요. 다행히 미옥에겐 응석을 받아주는 둘째 언니(문소리 분)가 있고, 남편 상준(현봉식 분)이 있죠. 작가로서 잘 나가고 싶고, 가족에게도 잘하고 싶지만 잘하지 못해서 속상한 마음을 그런 식으로 풀고 있다고 생각해요. 연기할 때도 미옥의 감정에 여러 필터링을 씌우기보다 그때그때 솔직하게 뱉어버리자고 생각하고 접근했어요. 그게 더 '미옥' 같아서요."
실제로는 응석 한 번 제대로 부려본 적 없는 막내라는 장윤주는 촬영 현장에서, 막내로서 '미옥'으로서 어리광을 부릴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소리 언니, 선영 언니와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응원도 받을 수 있었어요. 정말 어리광부리는 막내 같았죠. 하하하. 또 남편 상준 역의 현봉식 배우 덕에 든든하게 촬영할 수 있었죠. 함께 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장윤주는 영화 '세자매'가 주는 메시지를 곱씹으며, 실제 남편과 딸에 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가 꾸린 가정은 저에게 큰 버팀목이자 원동력이에요. 그야말로 1순위죠. 사랑이 꽃핀다고 할까요? 하하하. 가족의 힘을 가장 의지하고 있어요."
'베테랑'으로 시작, '세자매'로 본격적인 배우 행보를 걷게 된 장윤주. 그는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차근차근 눈앞에 있는 과제들을 해치우겠다"라며 배우로서의 계획을 밝혔다.
"크고 거창한 계획은 없어요. 그것보다 제게 주어진 작품이 있으니 그 작품 안에서 진심을 다해 배역을 사랑하고, 해내는 게 저의 계획이자 목표에요."
18살에 데뷔, 20여 년 간 톱 모델의 자리를 지켰던 장윤주(41)는 타고난 입담으로 방송계를 휘어잡더니 스크린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베테랑'에서 특유의 발랄한 매력을 뽐낸 그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기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했고, 영화 '세자매'를 만나게 됐다.
"연기적으로 고민하던 때, '세자매'를 만나게 됐고 제겐 정말 큰 전환점이 되었어요."
영화 '세자매'(감독 이승원)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 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장윤주는 막내 미옥 역을 맡았다. 슬럼프에 빠진 극작가인 그는 술로 괴로움을 달래며 거침없는 언행으로 남편과 의붓아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글도, 가족들에게도 잘해보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실수를 반복하고 꼬이기만 해 속이 상하는 인물이다.
장윤주에게 영화 '세자매'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실제로도 세자매 중 막내인 그는 세자매와 미옥의 갈등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연기적으로도 깊이 고민하고 있을 무렵 만나게 된 '세자매'와 '미옥'은 장윤주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든든한 지원군이 되기도 했다.
"첫째 언니가 김선영이고, 둘째 언니가 문소리라니. 연기로는 정평이 나있는 분들의 동생이 되는 건데. 언니들과 어떻게 하면 어우러질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결정할 때부터 (문)소리 언니가 저의 고민을 많이 들어주셨고, (김)선영 언니가 연기적인 디테일을 봐주셨죠. 언니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처음 미옥을 접하고, 추상적이고 희미한 그림이 그려졌는데 가까운 친구가 '머리를 탈색하면 어떨까?' 제안했어요. 순간 번뜩 미옥의 얼굴이 그려졌고 메이크 오버를 시작했죠. 모델 활동을 하면서 제 안에 이미지가 주는 '레드썬'이 있거든요. 몸이 바뀌어야 몸이 움직이고 마음도 움직여서 외모적인 부분들을 바꿔나갔고 점차 미옥을 완성해나갔죠."
모델로서의 이미지와 커리어를 완전히 내려두고 신인 배우의 자세로 작품에 임했다. '미옥'이 되는 순간, '장윤주'의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의 마음가짐은 영화와 캐릭터에 고스란히 묻어났고 스크린 속엔 온전히 '미옥'만이 남게 됐다.
"모델로서, 예능인으로서 보여준 모든 걸 없애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했어요. 모든 걸 내려놓자고 다짐했죠."
외적인 변화를 거치고 나니 내적으로도 미옥에 한 걸음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그의 연기 선생님이 되어준 배우 김선영은 장윤주에게 "'미옥'을 사랑하라"라는 첫 번째 가르침을 남겼다. 장윤주는 오랜 시간 '미옥'을 들여다보았고 조금씩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미옥'을 사랑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그를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생겼어요. 나는 나를 믿지 못해도, '미옥'이 되는 순간만큼은 그를 사랑해주자. 미옥이를 믿자고 생각했죠."
장윤주는 미옥을 찬찬히 살폈다.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는 첫째 언니와 매사 완벽한 둘째 언니 아래 제대로 사랑받지도 못한 채 성장한 그는 막무가내로 굴며 사람들을 곤욕스럽게 하지만 실은 누구보다 마음이 약한 인물이다.
"먼저 소리 지르고 막무가내로 구는 사람들을 보면 실은 약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잖아요. 다행히 미옥에겐 응석을 받아주는 둘째 언니(문소리 분)가 있고, 남편 상준(현봉식 분)이 있죠. 작가로서 잘 나가고 싶고, 가족에게도 잘하고 싶지만 잘하지 못해서 속상한 마음을 그런 식으로 풀고 있다고 생각해요. 연기할 때도 미옥의 감정에 여러 필터링을 씌우기보다 그때그때 솔직하게 뱉어버리자고 생각하고 접근했어요. 그게 더 '미옥' 같아서요."
실제로는 응석 한 번 제대로 부려본 적 없는 막내라는 장윤주는 촬영 현장에서, 막내로서 '미옥'으로서 어리광을 부릴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소리 언니, 선영 언니와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응원도 받을 수 있었어요. 정말 어리광부리는 막내 같았죠. 하하하. 또 남편 상준 역의 현봉식 배우 덕에 든든하게 촬영할 수 있었죠. 함께 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장윤주는 영화 '세자매'가 주는 메시지를 곱씹으며, 실제 남편과 딸에 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가 꾸린 가정은 저에게 큰 버팀목이자 원동력이에요. 그야말로 1순위죠. 사랑이 꽃핀다고 할까요? 하하하. 가족의 힘을 가장 의지하고 있어요."
'베테랑'으로 시작, '세자매'로 본격적인 배우 행보를 걷게 된 장윤주. 그는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차근차근 눈앞에 있는 과제들을 해치우겠다"라며 배우로서의 계획을 밝혔다.
"크고 거창한 계획은 없어요. 그것보다 제게 주어진 작품이 있으니 그 작품 안에서 진심을 다해 배역을 사랑하고, 해내는 게 저의 계획이자 목표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