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원대서 방향 고민하는 환율…20일 ‘바이든 취임식’이 분수령

2021-01-20 15:43

[사진=연합]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안팎을 오가며 향후 방향을 치열하게 모색하고 있다. 당초엔 올 상반기까지 약달러 흐름이 이어질 거란 전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강달러 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단 분석도 새어나온다. 이후 방향이 굳혀지는 데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1100.3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2.6원 하락한 수치다. 환율은 작년 말까지 급격한 달러 약세를 보이다, 올 들어 강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초 1070~1080원 수준까지 저점을 낮췄다가 지난 18일 다시 1100원대를 회복했다. 이후 사흘 째 1100원대 등락을 반복하며, 쉽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당초 예상에서 벗어난 흐름이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올 상반기 환율이 1040원까지 낮아질 수 있단 약달러 전망이 일색을 이뤘다.

여기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시중 유동성 공급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 이는 미 통화정책이 긴축적 기조로 전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미국 연방은행 총재들은 연초부터 앞 다퉈 ‘탈 완화정책' 의사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초대 재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역시 "인위적인 달러화 약세는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금은 초완화적 통화정책의 출구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며 이에 대한 선을 그었다.

백신보급 수준이 예상에 미치지 못한 점도 힘을 보탰다. 당초 미 정부는 작년 말까지 2000만명 규모의 백신 접종 계획을 밝혔으나, 실제론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후 위험 선호심리가 다소 위축됐다. 미국 국채금리가 높아진 점도 달러 강세를 촉진했다. 이에 국채 투자 수요가 늘었고, 이를 위해 달러로 바꾸는 통화량이 증가했다. 이외 미국 주요 경기지표가 부진해 불확실성이 부각된 것도 복합적 요인 으로 작용했다.

다만, 최근의 달러 반등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바이든 정부가 경기부양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론 결국 약달러 흐름을 이어갈 거란 분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올해 달러가 약세를 보일 거란 전망은 변함이 없다”며 "이 가운데 원화, 위안화 등 아시아 국가 통화가 상대적으로 더 큰 강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체적인 방향성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을 기점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간 환율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란 대형 이벤트르 앞두고 관망세를 유지하는 성향이 강했다. 현재까지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부각되며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