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자들, 美국채금리 상승에 가슴 졸인다
2021-01-17 19:00
중·단기 금리 끌어올려 대출금리 오를 듯
10명 중 7명 변동금리 이용 빚부담 늘 전망
10명 중 7명 변동금리 이용 빚부담 늘 전망
미국 국채 금리가 최근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지난해 8월 반등한 국내 대출금리 역시 더 오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출자 10명 중 7명이 변동금리를 이용하고 있어 대출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시중금리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5bp(1bp=0.01%포인트) 하락한 0.973%에 마감하며 혼조세를 이어갔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7월31일 0.79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뒤 반등, 11월부터 현재까지 0.96~0.99%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대출금리 역시 지난해 8월 저점을 찍고 11월까지 빠르게 올라섰으나, 12월부터는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해 8월 0.8%에서 11월 0.9%로 3개월 만에 10bp 급등했고, 12월(0.9%)에는 보합을 나타냈다.
대출금리가 최근 보합세지만, 시중은행 채권 담당자들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미 장기금리가 국내 시중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장기금리가 대출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않겠지만, 중·단기 금리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내 결과적으로 대출금리 역시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이 운영하는 경제데이터 시스템(FRED)을 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1.15%를 나타냈다. 지난해 저점을 찍었던 8월4일(0.52%)과 비교하면, 약 5개월 만에 2배 이상 급등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기 전인 2월 말일(1.13%)보다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미 장기금리가 오르면서 장단기 금리차는 지난 11일 101bp를 기록하며, 2017년 5월16일(104bp) 이후 가장 높은 값을 나타냈다.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 수요가 많았던 지난해 6월 이후 신규 대출자 대부분이 변동금리로 돈을 빌렸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신규 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48.8% 수준이었으나, 이 비중은 6~11월 67.1~69.9%를 나타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낮은 현상이 나타나면서 변동금리를 이용한 차주들이 대거 늘었다"면서 "현재 대출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더라도 예년에 비하면 (금리는) 낮은 수준"이라면서도 "초저금리를 이용해 한도를 꽉 채워 돈을 빌린 차주들의 경우 빚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