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붙으면 안돼…은마·잠실5단지 "선택지에도 없다"
2021-01-18 08:00
용적률·종상향 등 상업성 개선 시큰둥…서울시장 보선 앞둬 민간재건축 기대감
강남권 랜드마크 재건축 단지들의 외면을 받아왔던 공공재건축의 사전 컨설팅 결과가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가구 수가 최대 2배가량 늘어나고 재건축 분담금이 최대 74% 감소해 인센티브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면서다.
그러나 시장은 냉소적이다. 정부에서는 파격적이라고 내놓은 공공재건축 인센티브가 재건축 단지들에게 딱히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공급하면 사실상 100% 완판되기 때문에, 재건축 사업승인만 되면 확실한 사업성이 보장되는데 굳이 사업성이 낮은 '공공'을 떠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도시주택공사(SH) 한국부동산원이 공동운영하는 공공정비 통합지원센터가 발표한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참여 아파트는 모두 7개 단지였다. 관악구 신림건영1차(492가구)를 비롯해 구로구 산업인아파트(342가구), 광진구 중곡아파트(270가구), 서초구 신반포19차(242가구), 영등포구 신미아파트(130가구), 중랑구 묵동장미(100가구), 용산구 강변(146가구)·강서(32가구) 아파트 등이다.
사전 컨설팅 결과 7개 단지 모두 종상향이 허용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2종 일반주거는 3종 일반주거로, 3종 일반주거는 준주거로 각각 상향이 가능했다. 이를 통해 용적률은 현행 대비 평균 182%포인트(최대 258%포인트), 조합 단독 재건축 계획 대비 평균 96%포인트(최대 201%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적률 상향과 함께 준주거 내 비주거시설 비율도 10%에서 5%로 완화할 수 있어 공급 주택 수는 현행 대비 평균 58%(최대 98%), 조합 단독 재건축 계획 대비 평균 19%(최대 73%)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에선 공급효과가 큰 중대형 단지 사업 참여를 이끌기 위해선 획기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공재건축의 경우에는 추가로 부여하는 인센티브가 애매한 것이 난관"이라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완화 등의 강한 인센티브 없이는 소유주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용적률 증가분의 50% 임대주택 공급에 따른 소셜믹스나 공공참여로 재건축 특유의 고급화 시공 전략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은 주민의 향후 사업추진 동의서 징구를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이번 결과를 보면 전보다 용적률, 종상향 상향 수치 등 인센티브가 명확해졌다"면서도 "참여 단지 조합들이 득실 여부를 따지는 재분석에 나서면 정부가 내놓은 수치에 가려진 실질적인 손실이 나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과거 컨설팅 선정 때처럼 진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4월로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 선거 역시 공공재건축의 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 후보들이 잇따라 재건축 완화 공약을 내걸면서 민간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피어오르고 있다.
김 소장은 "새 서울시장 선출 이후 규제완화 가능성이 생기면 민간 재건축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에 공공재건축 참여를 유도하기 쉽지 않다"며 "특히 지역 랜드마크 격 단지는 민간재건축 대안이 있으면 공공방식으로 유도하긴 더욱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건축 단지 조합에서는 민간 재건축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한 재건축 단지 조합원은 "민간 재건축 기대감은 당연히 있다. 당연히 갔어야 할 길인데 현 정부 들어서 선회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좌초됐다"며 "재건축은 시장경제의 논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신청을 철회한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역시 "공공재건축은 선택지에 올라갈 수 없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정복문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장은 "사전컨설팅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잠실5단지에는 좋을 게 없다. 앞으로도 선택지에 올라갈 일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익명을 요구한 잠실5단지 조합 관계자는 "공공재건축 컨설팅 결과는 아무 영향도 주지 못한다. '공공'이라는 단어에 대한 조합원들의 인식이 매우 나쁘다. 여기에 정부가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재건축에 나서려고 한 점이 실패 요인"이라면서 "사전컨설팅 결과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강남권에서는 하겠다고 나서는 단지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은마아파트 조합원들 역시 공공재건축에 반발심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추진위에서 다시금 사전컨설팅 참여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반대 의견이 극히 우세한 상황이다. 한 조합원은 "설문조사 발표가 18일에 나온다는데, 보이콧 때문에 참여율이 10%도 안 되는 상황이다. 그만큼 공공재건축 반대 의견이 극심하다"고 전했다.
한편 통합지원센터는 올해 △1분기 선도사업 후보지 선정, △2분기 심층 컨설팅·주민 동의 △3분기 선도사업지 확정 등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더욱 많은 단지들이 공공재건축 추진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오는 2월부터 공공재건축 2차 사전 컨설팅 공모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은 냉소적이다. 정부에서는 파격적이라고 내놓은 공공재건축 인센티브가 재건축 단지들에게 딱히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공급하면 사실상 100% 완판되기 때문에, 재건축 사업승인만 되면 확실한 사업성이 보장되는데 굳이 사업성이 낮은 '공공'을 떠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도시주택공사(SH) 한국부동산원이 공동운영하는 공공정비 통합지원센터가 발표한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참여 아파트는 모두 7개 단지였다. 관악구 신림건영1차(492가구)를 비롯해 구로구 산업인아파트(342가구), 광진구 중곡아파트(270가구), 서초구 신반포19차(242가구), 영등포구 신미아파트(130가구), 중랑구 묵동장미(100가구), 용산구 강변(146가구)·강서(32가구) 아파트 등이다.
사전 컨설팅 결과 7개 단지 모두 종상향이 허용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2종 일반주거는 3종 일반주거로, 3종 일반주거는 준주거로 각각 상향이 가능했다. 이를 통해 용적률은 현행 대비 평균 182%포인트(최대 258%포인트), 조합 단독 재건축 계획 대비 평균 96%포인트(최대 201%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적률 상향과 함께 준주거 내 비주거시설 비율도 10%에서 5%로 완화할 수 있어 공급 주택 수는 현행 대비 평균 58%(최대 98%), 조합 단독 재건축 계획 대비 평균 19%(최대 73%)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에선 공급효과가 큰 중대형 단지 사업 참여를 이끌기 위해선 획기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공재건축의 경우에는 추가로 부여하는 인센티브가 애매한 것이 난관"이라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완화 등의 강한 인센티브 없이는 소유주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용적률 증가분의 50% 임대주택 공급에 따른 소셜믹스나 공공참여로 재건축 특유의 고급화 시공 전략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은 주민의 향후 사업추진 동의서 징구를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이번 결과를 보면 전보다 용적률, 종상향 상향 수치 등 인센티브가 명확해졌다"면서도 "참여 단지 조합들이 득실 여부를 따지는 재분석에 나서면 정부가 내놓은 수치에 가려진 실질적인 손실이 나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과거 컨설팅 선정 때처럼 진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4월로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 선거 역시 공공재건축의 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 후보들이 잇따라 재건축 완화 공약을 내걸면서 민간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피어오르고 있다.
김 소장은 "새 서울시장 선출 이후 규제완화 가능성이 생기면 민간 재건축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에 공공재건축 참여를 유도하기 쉽지 않다"며 "특히 지역 랜드마크 격 단지는 민간재건축 대안이 있으면 공공방식으로 유도하긴 더욱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건축 단지 조합에서는 민간 재건축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한 재건축 단지 조합원은 "민간 재건축 기대감은 당연히 있다. 당연히 갔어야 할 길인데 현 정부 들어서 선회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좌초됐다"며 "재건축은 시장경제의 논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신청을 철회한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역시 "공공재건축은 선택지에 올라갈 수 없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정복문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장은 "사전컨설팅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잠실5단지에는 좋을 게 없다. 앞으로도 선택지에 올라갈 일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익명을 요구한 잠실5단지 조합 관계자는 "공공재건축 컨설팅 결과는 아무 영향도 주지 못한다. '공공'이라는 단어에 대한 조합원들의 인식이 매우 나쁘다. 여기에 정부가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재건축에 나서려고 한 점이 실패 요인"이라면서 "사전컨설팅 결과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강남권에서는 하겠다고 나서는 단지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은마아파트 조합원들 역시 공공재건축에 반발심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추진위에서 다시금 사전컨설팅 참여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반대 의견이 극히 우세한 상황이다. 한 조합원은 "설문조사 발표가 18일에 나온다는데, 보이콧 때문에 참여율이 10%도 안 되는 상황이다. 그만큼 공공재건축 반대 의견이 극심하다"고 전했다.
한편 통합지원센터는 올해 △1분기 선도사업 후보지 선정, △2분기 심층 컨설팅·주민 동의 △3분기 선도사업지 확정 등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더욱 많은 단지들이 공공재건축 추진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오는 2월부터 공공재건축 2차 사전 컨설팅 공모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