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골프장 "방 빼" 전쟁, 결국 법정 싸움으로

2021-01-13 08:00
인천국제공항公 vs 스카이72
2020년 계약 만기, 반환 요구
스카이72 거부…"1570억원 가치"
2002년 실시협약 해석 두고 갈려

[사진=스카이72 제공]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항공사) 활주로 예정 용지에 들어선 골프장의 운영사는 바뀌지 않았다.

2002년 실시협약을 맺고, 2005년부터 2020년까지 15년 동안 해당 용지를 임대한 뒤 골프장과 클럽하우스 등을 조성해 운영했던 운영사인 스카이72가 버티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공항공사는 지난 6일 "활주로 예정지역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스카이72를 상대로 토지 반환과 소유권 이전을 청구하는 소송을 인천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공항공사는 2020년 계약 종료 시 이들 골프장과 클럽하우스 등을 스카이72로부터 무상으로 양도받기로 했다. 2020년 이후에 활주로 등을 새로 지을 때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활주로 확장 사업이 지연되면서 시작됐다. 결국 공항공사는 공고를 내 새로운 사업자 찾기에 나섰다. 스카이72에도 기회를 줬다. "정당하게 입찰에 참여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스카이72 측은 "토지 외의 것들은 스카이72 소유이고, 아직 소유권을 이전받지 못했는데 입찰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입찰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원래 대로라면 낙찰예정자로 선정된 KMH신라레저가 지난 1월 1일부터 운영권을 넘겨받았어야 한다. 그러나, 스카이72의 버티기로 기나긴 소송전을 예고했다.

스카이72 관계자는 "'골프장을 불법 점유하고 있다'는 공사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지상물 매수 청구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스카이72는 공항공사가 제기한 토지 반환 및 건물과 코스 등 지상물에 대한 소유권 이전 소송에 대한 반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입장은 2002년 맺은 실시협약에서 갈린다. 공항공사는 이를 민간투자(BOT) 방식으로 봤고, 스카이72는 단순 토지 임대 계약으로 봤다.

BOT 방식일 경우 계약 기간을 운영한 뒤 일체를 넘겨받는다. 이에 따라 공항공사는 "스카이72의 지상물 권리와 토지 조성에 투입된 유익비 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스카이72의 의견은 다르다. BOT 방식이 아닌 단순 토지 임대 계약임을 주장하고 있다. 스카이72 측은 "골프장 클럽하우스 등의 지상권과 유익비 등의 가치는 157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