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들이 사회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들은 끔찍한 폭행을 저지르고도 자신들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형량 줄이기만 급급하고 있다. 

최근 가장 사람들을 분노케 한 것은 '입양아 정인이 아동학대 사건'일 것이다. 

정인이는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지난해 2월 '첫딸에게 여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양부모에게 입양됐다. 하지만 입양된 지 한 달 후 양모인 장모씨의 학대가 시작됐다. 

학대가 다른 사람들에게 포착된 것은 3월부터다. 3월 얼굴 뺨에 큰 상처가 생긴 채로 어린이집에 등원한 것. 이 상처는 곧 멍으로 바뀌었고, 학대를 의심하기 시작한 어린이집 교사들은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당시 이 상처에 대해 양부 안씨는 아토피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후부터 귀, 양다리 등 정인이 몸 곳곳에는 멍이 계속 발견됐고, 교사들은 5월 1차로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한다. 하지만 양천경찰서는 증거가 없다며 내사를 종결한다.

6월 정인이가 30분 이상 혼자 자동차 안에 방치된 것을 본 행인이 신고(2차)를 했지만 CCTV가 지워져 사건이 종결된다.

7~8월 양부모는 정인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고, 9월 정인이를 진료하던 소아과 의사는 정인이 상태를 보고 학대를 의심해 3차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한다. 당시 의사는 경찰에게 정인이를 양부모와 분리하라고 말했지만, 경찰은 양부가 단골병원으로 가 정인이 입 안에 있는 상처가 구내염이라는 소견서를 받자 또다시 사건을 종결한다.

사망하기 하루 전날인 10월 12일 어린이집에 온 정인이의 몸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계속되는 학대로 무감정 상태였고, 배에 피와 고름이 가득해 교사가 준 우유 한 모금에 고통스러워했다. 이날 교사들은 정인이를 데리러 온 양부에게 병원에 가라고 말했지만, 양부는 집으로 간다.

결국 13일 정인이는 의식을 잃은 채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실려온다.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정인이는 사망 판정을 받았다.

부검 결과 정인이는 장간막 파열로 배에 피가 가득했고, 장기에서 공기가 빠져나왔다. 장기 중 몸 가장 뒤쪽에 있는 췌장도 손상 파열된 상태였다.

당시 장씨는 '정인이가 밥을 하도 안 먹어서 의자에서 들어서 흔들다가 떨어트려 의자에 배가 부딪친 것'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췌장은 교통사고나 고층 추락사고 정도의 사고여야만 절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배를 부딪쳐서는 췌장이 절단되지는 않는다는 것.

현재 장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안씨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 방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12월 김해에서도 끔찍한 폭행으로 40대 남성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2월 23일 응급구조사 A씨는 경미한 접촉사고를 냈다. 하지만 이 사고는 직장 상사의 폭행으로 돌아왔다. 사고 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았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해당 응급이송단 단장 B씨 등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12시간 동안 A씨를 폭행했다. 이들은 장시간에 걸친 폭행 끝에 쓰러진 A씨를 방치했고, 오전 8시가 돼서야 회사 구급 차량에 태워 A씨 주거지 인근으로 데려갔다. 당시 A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망 전까지 이들에게 20여 차례에 걸쳐 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행에는 B씨의 아내이자 응급이송단 법인 대표인 C씨, 본부장 D씨 등도 가담했다.

특히 A씨가 맞다가 쓰러지면 이들은 '연기한다'며 일으켜 세워 또다시 때리고, 폭행 당하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찍기도 했다. 또 오른발 등에는 고문 흔적처럼 뜨거운 기구로 인해 화상을 입은 듯 초등학생 손바닥 크기만 한 피부 일부가 손상돼 있었다고 A씨 동생은 말했다.

A씨 동생은 크리스마스이브에 폭행으로 떠난 형님을 떠올리며 "남의 고통을 즐긴 악마 같은 대표와 그 조력자들을 가만 두고 볼 수 없다"며 강한 처벌을 원한다는 청원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현재 B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구속영장을 신청하기 위해 우선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살인과 증거인멸 등에 대한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 수가를 보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