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지훈 아스크스토리 대표 "AI로 코로나19 예방환경 조성"

2021-01-09 11:18
강남구청에 AI기반 '자동 공기질 개선장치' 공급
2016년 출시 에어컨 제어기 '마이온도' 기술 연장
에너지 절감·코로나19 예방 돕는 AI기술 연구 중

코로나19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층위에서 데이터 분석·인공지능(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치료제·백신 등 의약 연구부터 감염 위험요인 예측과 같은 역학조사 연구, 자가격리자 모니터링과 백신접종 순서 안내같은 반복업무 자동화 에 AI가 접목됐다. 하지만 아직 지역사회에 당면한 실내 코로나19 확산위험을 실시간 예방할 수 있는 수단은 마련되지 않았다. 수많은 자영업자·종사자들이 영업난·생활고를 호소하는 가운데 정부가 '사회적거리두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가운데 9년차 AI 스타트업 아스크스토리(AskStory)는 실내 공기중 코로나19 등 바이러스·세균·미세먼지 제거와 환기 기능을 수행하는 자동 공기질 개선장치 및 AI기반 관제 시스템을 개발해 주목된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청이 운영하는 '강남힐링센터'에 이 시스템이 도입됐고 여러 공공시설로 확산될 예정이다. 아스크스토리는 환경제어뿐아니라 인간 행동과 언어를 분석하는 AI 엔진을 응용한 사업도 추진 중이다. 권지훈 아스크스토리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권지훈 아스크스토리 대표. [사진=아스크스토리 회사소개 영상]


Q.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아스크스토리는 사람 중심의 일상에 특화된 통합적 AI를 만드는 회사다. 전세계가 고민하는 범용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함께 고민하고 있는 회사들 중 하나다. 미국·영국·일본에선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완벽한 AI를 구현하기 위해 시도하다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연매출 규모는 3억~5억원 수준으로 아직 크지 않지만 비교적 소규모 투자로 실용적인 제품의 상용화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아스키(ASKI)라는 AI 엔진을 개발했고 이를 사람의 행동, 사람의 주변환경 기기, 사람과 주변기기의 소통, 3개 분야에 적용했다. 사람의 행동 영역에선 전자 팔찌·발찌 및 관제시스템용 AI인 '아스키 LBS'를 상용화해 시니어센터나 교정시설에 제공했다. 환경기기 관리 시스템인 '아스키 에너지(energy)'는 관청, 건설사, 주거공간용 에어컨 제어기기 '마이온도'로 상용화됐다. 소통과 언어를 분석하는 '아스키 시맨틱(semantic)'으로는 구인·구직 및 바이오논문 검색을 개발중이다.

Q. 삼성전자를 다니다 창업한 계기는?

무선사업부에서 2007~2013년 연구개발과 제품 상용화 업무를 맡으면서 해외 유명 소프트웨어(SW) 업체들과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해외 업체의 리더를 동경하게 됐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엄청난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서 전세계 업계 리더들이 고민한 '어떻게 이 뒤죽박죽 저장되는 데이터를 활용할까'라는 문제를 풀기 위해 뭔가 기여하고 싶었다.

그 때 과거 AI 연구가 실패했던 배경인 대규모 데이터의 수집과 처리 부분을 해결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아이디어를 정리해 사내 벤처 지원을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분명 그게 미래에 중요한 사업으로 발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집안사정이 좋지 않을 때라 부모님의 반대가 많았지만 그걸 무릅쓰고 창업을 결심했다. 그 때 '1년 뒤에는 재취업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시작했다. 약속은 못 지켰지만.

Q. 최근 사업 성과는?

아스키 AI엔진의 SW 라이선스 판매, 아스키 AI엔진으로 작동하는 IoT 기기 '마이온도' 판매, SW와 IoT 기기 그리고 에너지 관리 및 기기제어 등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살균·환경관제 시스템 구축사업, 세 가지가 수익 모델이다. 강남구청 외에 시니어 데이케어센터에도 장비 납품 수주가 있었고, 주요 건설사의 AI파트너로 선정돼 AI 엔진을 공급할 예정이다. 학교, 셰어하우스, 어린이집에도 살균·환기 제어시스템을 납품했거나 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AI엔진과 IoT 기기를 단기 제공하는 사업도 시작한다. AI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 곳에 AI엔진을 단기 리스·렌탈 형태로 제공하고 소량의 운영비를 받는 모델이다. 대기업, 관공서, 일반 B2C 업종 등 공급처에 따라 세부 제공방식은 다를 수 있지만 현재 월별 이용료 결제, 기기 렌탈을 통한 임대료 결제, 2가지를 협의했고 곧 매출이 발생할 것이다. 분야별 기업·기관과의 협업에 따라 더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Q. 솔루션의 경쟁력은?

사람·일상과 관련된 분야에서 호환성(응용가능성)이 뛰어나다. 우리 AI엔진의 주 영역인 사람의 행동패턴 예측이나 환경제어 시스템에 다른 홈쇼핑용 AI기반 추천 검색 시스템이나 알파고 같은 바둑AI를 곧바로 쓰기는 어렵다. 또 우리 AI 시스템은 시장에 소규모 마케팅으로 직접 판매한 제품을 통해 사람들의 실생활 데이터를 1억건 이상 학습했고, 지금도 계속 학습이 이뤄지고 있다.

마이온도는 살균·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장치와 연동된다. 기존 살균·환기시스템은 공기 질이 나빠져야 작동하지만 마이온도 기술은 주변 환경과 외부 정보를 매 시간 감지해, 공기 질이 나빠지거나 세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온·습도를 미리 제어해 준다. 기존 장치의 환기·살균 동작이 안 되고 있는 걸 찾아낸 사례도 있다. 작년 말 강남구청(강남힐링센터)에 도입됐고 앞으로 많은 기관, 건물, 학교, PC방, 세탁소, 카페 등으로 확산될 것이다. 올해 해외 시장에도 진출한다.

Q. 후속 기술개발 계획은?

(IoT 기기 제어를 통해) 에너지 절감과 코로나19 예방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연구 중이다. 사람들이 수작업으로 일일이 기기를 제어하고 해법을 찾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마이온도 출시 후) 지난 5년간 모은 데이터를 통해 일정 패턴으로 기기가 동작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나아가 헬스케어 전반에 상당한 파급을 끼칠 기술과 제품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영업비밀이라 더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렵다.

또 앞서 말한 사람 행동, 환경, 소통 관련 AI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융합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사람의 행동과 환경에 따라 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고민과 문제를 얘기하면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더 쾌적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아스키 토털 엔진'을 이르면 2025~2026년까지 만들 계획이다. 아스크스토리의 시스템을 AI 오픈소스 패키지로 제공해 많은 개발자와 사업자가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게 제공하겠다.

Q. 마지막으로 할 말은?

올해 매출 계획 달성을 위해 솔루션을 하나둘씩 상용화하고 있다. 국내 다중이용시설에 살균환경제어를 위한 공공 스마트 기기 수요를 공략하고, 추가 연동 시스템과 제어 패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에 투자할 계획이다. 추가 재원 확보를 위해 50억~100억원 규모 투자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오는 2022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올해 하반기부터 준비할 예정이다. 우리는 앞으로 AI를 삶의 동반자가 되도록 만들고, 글로벌 기업과도 경쟁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