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년사]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재판 중심의 재판소 구현"

2020-12-31 15:18
"활자로서 법 아닌 국민 삶 속으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지난 10월 2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변호사시험법과 관련한 위헌법률, 헌법소원 심판 선고를 위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신축년 새해를 앞두고 "신중하고 공정한 재판을 통한 '재판 중심의 재판소'를 구현하겠다"고 입장을 냈다.

유 소장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지구촌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평범했던 일상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대한민국은 국민들 적극적 방역 참여와 의료진·자원봉사자들 헌신적인 노력·희생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있다"면서도 "우리 주변 일상이 무너진 우리 이웃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동체 진정한 수준을 보여줄 것을 강조했다. 그는 "한 사회 수준은 그 사회 가장 어려운 자리에 있는 사람 수준으로 평가된다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가오는 새해에 "헌재는 흔들리지 않고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재판, 신중하고 공정한 재판을 통한 '재판 중심의 재판소' 구현을 위해 구성원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헌재 책임을 상기했다. 그는 "헌법재판을 통해 헌법 정신과 원리가 국민 삶 속에 온전히 실현되도록 하는게 헌재 존재 이유이자 사명이다"며 "문을 두드리는 국민 목소리·어려움을 듣고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입장을 냈다.

또 국민들에게 괴리감 없는 판단을 내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재가 심리하고 판단하는 대상은 법전 속 인쇄된 활자로서 법이 아닌, 국민들 삶 속에 스며들어 살아 숨쉬는 법이라는 것을 잊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우보만리(牛步萬里)'를 언급하며,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자고 전했다. 그는 "소가 천천히 걸어도 만리를 간다는 말이듯, 힘든 시기이지만 한발 한발 함께 나아가다 보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