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도 2G 서비스 종료...반납한 주파수 계륵될까

2020-12-28 15:14
SK텔레콤·LG유플러스 2G 주파수, 반납 후 5G 용으로 활용될 전망
폭이 좁고 LTE 주파수 사이에 낀 구조..."할당받아도 활용 쉽지 않아"
이통3사 기할당 주파수 중심 기지국 투자 중 사업자 수요 당분간 없을듯

2G 피처폰. [사진=연합뉴스 제공]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도 2G 서비스 종료를 앞둔 가운데, 반납된 2G용 주파수가 사용처를 찾지 못하고 한동안 빈 공간으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해당 대역을 5G용으로 재할당할 가능성도 있지만, 대역이 넓지 않아 할당받으려는 사업자 수요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LG유플러스가 사용 중인 2G 주파수는 1.8㎓ 대역의 10㎒ 폭이며, 이용기간은 내년 6월까지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3분기 콘퍼런스콜 당시 2G 서비스 종료 계획을 밝히면서 2G 주파수는 재할당받지 않고 이용기간 종료 후 반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에 앞서 지난 7월 2G 서비스를 종료한 SK텔레콤 역시 2G용으로 사용하던 800㎒ 대역 20㎒ 폭의 주파수를 반납했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의 2G 주파수를 5G용으로 추후 재할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2G 주파수 역시 5G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2G 서비스 종료로 양사가 반납하게 될 주파수 대역은 '황금 주파수'로 통한다. 800㎒ 대역은 넓은 커버리지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에서 2G 시절부터 '노른자위 주파수'라 불렸다. 1.8㎓는 현재 글로벌 통신업계가 LTE(롱텀에볼루션)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역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해당 주파수 대역을 할당하더라도 사업자 수요가 없는 '계륵'으로 남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납대상인 두 주파수 모두 폭이 1~20㎒로 너무 좁은데다, LTE로 활용 중인 다른 주파수 사이에 낀 구조 탓에 활용이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주파수 폭이 넓으면 넓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지만, 이 대역은 폭이 좁다보니 활용이 제한적이다. 또한 LTE는 지금도 가입자가 많아 당분간 종료 없이 5G와 함께 유지될 전망이다. 2G 종료 후 반납된 해당 주파수를 다시 할당받은 뒤, 양옆에 놓인 LTE용 주파수가 반납 후 5G용으로 재할당됐을 때를 기다려 함께 붙여쓰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또한 해당 주파수 대역은 글로벌 통신업계에서도 아직 5G용으로 널리 쓰고 있지 않아 기술표준 통일이 안 된 상황이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통신업계는 주로 3.5㎓ 근처 중대역과 28㎓ 대역의 고대역을 5G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통3사도 5G 주파수에 대한 추가 수요가 없는 상황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용 3.5㎓와 28㎓ 대역 망 구축이 끝나지도 않았고, LTE와 3G 주파수 재할당에만 1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이라며 "당장 활용처를 찾기 힘든 주파수를 미래 가치만 보고 투자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통신에 활용하기 좋은 대역인 만큼 자율주행과 같은 5G 특수서비스 전용 망 등 다양한 활용처를 추후 찾을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장 몇 년간 활용하기 어려운 대역"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이달 중 과기정통부에 2G 종료 신청서를 제출한 뒤 서비스 종료를 선언할 방침이다. 10월 말 기준 LG유플러스의 2G 가입자 수는 39만명으로 전체 2.6% 수준이며, 기업고객을 제외하면 약 15만명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