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中 증시.. 주주(酒株) 급등세에 경고등

2020-12-25 14:24
12월 들어 바이주ㆍ황주 등 주류 업체 주가 폭등
일부 중소 업체 실적 부진한데도 주가는 급등해
시장, 투기성 투자 경계... "술만 마시면 취한다"

[사진=구이저우마오타이]

“술만 너무 마시면 결국 취하게 된다.”

최근 중국 주식시장에 ‘음주’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달 들어 주류 관련 주가가 연일 급등하면서다. 특히 일부 자금 상황이 부실한 중소 주류 기업들의 ‘거품 붕괴론’이 언급되면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가 요구됐다.

24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12월 들어 중국 A주(본토증시) 시장에서 주류주의 주가 상승이 상당했다. 주류주 주가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양주(酿酒)지수는 올해 들어 두배 이상 급등했는데 12월의 상승폭(23일 기준)은 16.98%에 달한다.

실제 중국 주류주의 대표 종목인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는 이달 들어 6.79% 상승했다. 우량예(五粮液)는 8.39% 상승했다. 비교적 저렴한 주류주들의 상승폭은 더 컸다. 산시펀지우의 주가 상승폭은 무려 32.38%에 달했다.

이 같은 주류주의 급등세는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속되면서 소비가 살아나고 있는 점과, 연말연시를 맞아 주류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주류주의 거품 붕괴를 경계하고 있다. 중국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23일 기준 주류·음료·차제조업 종목의 평균 주가수익률 54.32배다. 이는 의약제조업의 45.43배보다 높고, 컴퓨터·통신·전자설비업의 47.12배 IT·기술업의 45.99배보다도 높다. 게다가 최근 1년간 주류·음료 업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1.98배로 주가수익률에 비해 낮다. 그만큼 주류업계가 고평가 됐다는 의미다.

특히 1병당 15~50위안 남짓의 저가 '소주(小酒)'업체들 중 일부는 수익성이 탄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투기성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국의 대표 황주(黃酒) 제조업체인 후이지산(會稽山)과 구웨룽산(古越龍山) 등은 올해 실적이 매우 부진한데도 불구하고 이달 주가는 급등했다. 후이지산은 올해 1~3분기 매출과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49%, 21.20%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월 후이지산의 주가 상승폭은 50%에 달한다.

구웨룽산도 1~3분기 매출과 순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93%, 28.49% 감소했다. 그런데도 12월 주가상승폭은 49%에 달한다.

중국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21세기경제망과의 인터뷰에서 “고급 바이주 업체들의 주가 상승은 단기적으로 조정기를 맞이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일부 중소 주류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상승 중이기 때문에 향후 연말 거품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