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20 증시] 역대급 '상저하고'... 박스피 벗어난 코스피

2020-12-25 08:00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경자년(庚子年) 증시는 역대 어느 해보다도 다사다난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종가 기준 1457선까지 하락했던 코스피는 반등 이후 사상 최고치를 계속 갈아치우며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 투자자들은 처음으로 지수 상승을 이끄는 세력이 됐고, 막대한 유동성에 힘입어 공모주 청약에는 수십조원이 몰렸다.

특히 올 한해 금융투자업계를 가장 들썩이게 한 것은 코스피 그 자체였다. 장중,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가 연일 경신된 것은 물론 지수 산출 이래로 일일 기준 가장 큰 하락치(3월19일·133.56포인트)와 상승치(3월24일·127.51포인트) 기록이 동시에 나타났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거래일(2759.82)보다 47.04포인트(1.70%) 오른 2806.86에 마감했다. 종전 사상 최고치인 2778.65(12월21일)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전장보다 0.1% 오른 2762.60으로 출발한 지수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장중 2812.16까지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282억원, 116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은 홀로 746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900원(5.28%) 오른 7만7800원까지 올랐다. 장중 7만88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지수 반등을 뒷받침한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가 얼어붙은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0월가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7조8052억원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46조6233억원을 사들였다.

늘 기관과 외국인들에게 끌려다녔던 개인 투자자들이 남다른 자금력으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지수를 떠받치자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도 돌아왔다. 외국인들이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11월 한달에만 4조9938억원을 사들이자 코스피도 연말 랠리에 돌입하게 됐다.

부쩍 늘어는 개인 투자자들의 힘은 공매도 등 제도 개선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3월 폭락장에서 시행된 6개월의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1년으로 연장시킨 가장 큰 요인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비판이 꼽힌다. 개인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여당 등 정치권에까지 크게 반영되며 금융당국도 금지 조치 연장 및 제도 개선에 대해 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내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8월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을 발표하며 "개인투자자가 기록적인 매수세를 보이며 우리 증시를 든든하게 받쳐왔다"며 "공매도의 한시적 금지조치도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일 "올해 (코스피) 저점 대비 상승률은 G20(주요 20개국) 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전례 없는 위기 속에 강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의미 있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동학개미운동에 나서며 우리 증시를 지키는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