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늘어나는데..." 기생충 촬영지 '돼지슈퍼'서 과제한 대학생들

2020-12-22 15:23
오후 8시까지 촬영이어가...경찰 출동까지
학교 측 "기획, 콘티만 제출하는 과제였어"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대학생들이 영화 ‘기생충’ 촬영지에서 영화를 촬영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연합뉴스는 영화 ‘기생충’ 촬영지인 서울 마포구 ‘돼지슈퍼’ 건물 앞에서 중앙대 영화과 학생 10여 명이 몇 시간 동안 촬영을 했다고 보도했다.

영화 촬영 중 일부 학생들은 마스크를 벗은 것으로 전해졌다.

본인을 돼지슈퍼 건물 거주자의 며느리라고 소개한 A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논의되고 병상이 부족하다는 소식이 연일 전해지는 상황에서 동의도 구하지 않고 남의 집 앞에서 촬영해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A씨는 건물 거주자 대부분이 60대 이상 노인들이어서 단체 촬영이 주민들에게 주는 위협감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촬영 중단 요청에 “학교 과제 중이다. 곧 끝난다”라고 답했다. 결국 A씨는 오후 8시경 학생들을 집합금지명령 위반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A씨는 본인 SNS에 촬영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지만 오히려 “너나 잘해라”, “너 같은 사람이 ‘맘충이다” 등 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현장에 있던 학생들은 사과를 표했다.

현장 책임자였던 중앙대 영화학과 학생은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통해 “예민한 시기에 논란을 불러 사과드린다”며 “돼지슈퍼 사장님께 허락을 받았지만 위층 주민분들께 허가를 받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출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으니 확인차 인적 사항만 기록해두고 돌아갔다”라며 “(A씨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가계정으로 댓글을 다는 행위는 멈춰 달라”고 덧붙였다.

중앙대는 학생들이 수행한 과제는 촬영까지 요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중앙대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해당 전공과목 교수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기획·콘티만 제출하도록 했지만 학생들이 의욕을 가지고 영상까지 제작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전공 관련 활동 때 방역수칙 준수·촬영 협조 요청 등을 필수적으로 하도록 하고 촬영 시간 단축 등을 교육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