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이종목] SMIC 주가 폭락…량멍쑹 CEO 사임설 충격

2020-12-16 15:44
홍콩증시 주가 장중 최대 10% 폭락…오후 들어 낙폭 줄이는중
SMIC 반도체 초미세공정 기술 개발 일등공신…기술개발 차질 우려↑

 
※'중국 마이종목'은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되는 중국 종목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마이'는 중국어로 '사다(買)'와 '팔다(賣)'를 모두 뜻하는 단어입니다. 영어로는 '나(My)'를 뜻하기도 하죠. 이 코너를 통해 아주경제 중국본부에서는 매일 독자들이 중국증시에서 궁금해할 만한 종목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중신궈지(中芯國際 SMIC, 00981, 홍콩거래소) 최고 경영자(CEO)의 갑작스런 사임설에 16일 홍콩 증시에서 주가가 요동쳤다.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MIC 주가는 량멍쑹(梁孟松) 공동 CEO의 갑작스런 사임 소식에 오전 장중 한때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했다. 주가는 오후 들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며 오후 2시 24분(현지시각) 4% 낙폭에 그치고 있다.

량멍쑹 CEO는 이날 이사회에서 더 이상 존중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사임을 표명했다고 중국 증권시보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그의 사임은 이날 SMIC가 대만 파운드리 TSMC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의 74세 노장 장상이(蔣尙義)를 부회장 겸 이사로 임명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미국 제재에 직면한 SMIC가 글로벌 반도체 업계 거물인 장상이를 ‘구원투수’로 영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런데, 량 CEO는 장상이의 영입을 지난 9일에야 뒤늦게 전해 듣고 매우 당황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국립 성공대에서 전자기기 엔지니어 학사, 석사를 마친 량멍쑹은 미국 반도체기업 AMD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1992년부터 TSMC에 합류해 반도체 연구개발에 힘 쓴 그는 2009년 삼성전자로 이직해 14나노미터(nm) 핀펫을 양산하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도 잘 알려졌다. 이후 량멍쑹은 2017년 SMIC에 CEO로 합류해 14나노, 7나노 초미세공정 기술 발전을 이끌어왔다. 량멍쑹의 지휘 아래 SMIC는 내년 4월부터 7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량 CEO가 그동안 SMIC의 기술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인만큼 시장은 그의 사퇴가 SMIC 기술 발전에 악재가 될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마크 리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량멍쑹은 SMIC가 14나노미터 초미세공정 양산을 할 수 있도록 기술 발전을 직접 이끈 인물”이라며 "그의 사임으로 향후 SMIC 기술 발전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SMIC는 그동안 중국 반도체 굴기 자존심으로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사격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9월 SMIC를 상무부 거래제한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넣으며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달 초엔 미국 국방부 블랙리스트에도 올려 미국 투자회사나 연기금의 주식투자도 제한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지수산출기관인 S&P다우존스, 영국 FTSE러셀, 미국 나스닥,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이 잇달아 SMIC를 일부 지수에서 제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